[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내가 아닌 남을 위함이고, 그러면 그도 위험에 빠진 나와 내 가족을 구한다."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심폐소생술(CPR)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국민 대상 CPR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폐소생협회는 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내가 심폐소생술을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소개하며, 사회 전반적으로 CPR교육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심장학회장이자 심폐소생협회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태호 위원장(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사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11년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율은 5%에 불과했지만, 2013년 9.1%, 2015년 14.1%, 2016년 16.8%까지 상승했다"면서 "아주 의미 있는 상승이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태호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심정지 후 생존률이 7.6%에 불과하지만, 스웨덴의 경우 18%, 미국은 12%에 달한다"면서 "생존하더라도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한 비율이 일본 6.1%, 미국 3.5%이지만, 우리나라는 1~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심정지환자는 3만건 수준으로, 작년에는 2만 9832명이 심정지를 일으켰다.
노태호 위원장은 "심정지환자 3만명 중 사망이 2만 8500명이며, 1500명이 생존하고 있다. 또한 생존자 중 정상적으로 사회로 복귀하는 비율은 1%인 300명 수준"이라면서 "1200명은 뇌손상을 입는다. 결국 2만 9700명이 사망하거나 살아나더라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따라서 노 위원장은 심정지환자가 발생하는 위급상황에서 CPR시도는 굉장히 중요하며, 일반인 대상의 CPR교육 확산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노태호 위원장은 "심정지환자 중 60%가 집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신의 가족이 심정지로 쓰러진다면, CPR을 할 수 있어야한다"면서 "또한 길을 걷다가도 바로 옆에서 심정지환자를 만날 수 있는데, 그때 CPR을 실시하는 것이 그 환자에게는 정말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갑자기 심장의 박동이 정지하는 심정지가 왔을 때, 즉각적인 CPR실시와 AED(심장충격기)사용은 환자의 생존율과 뇌손상을 줄여준다.
환자가 쓰러지고 1분 이내에 CPR을 하는 경우, 97%의 생존율을 보이고, 3분 이내는 75%, 4분 이내는 50%의 생존율을 보인다.
노태호 위원장은 "CPR은 시간과의 전쟁으로, 4분 이내로 CPR을 실시하면 환자의 사망률과 뇌손상을 줄일 수 있다"면서 "4분까지는 혈액이 뇌까지 순환되지만, 그 이후부터는 1분 단위로 뇌가 10%씩 손상된다. CPR을 실시하면 일단 뇌에 일부라도 산소를 공급할 수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신고 후 구급차 도착까지 평균 9분이 걸린다. 심정지환자에게 9분간 아무것도 시행하지 않는다면, 그 환자는 소생가능성이 희박한 상황.
노태호 위원장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심정지환자가 쓰러졌을 때, 초동 대처하는 비율이 낮아 갈 길이 멀다"면서 "일반인들이 신속하게 용기를 내서 CPR을 실시해야 늦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노 위원장은 "CPR교육은 기업이나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하지 않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학교에서 CPR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따로 돈을 내고 신청해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서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정지환자를 마주쳤을 때,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119신고와 심장충격기를 요청한 뒤, 119 응급의료전화상담원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심정지환자가 무호흡 또는 비정상적인 호흡을 한다면, 가슴압박소생술을 시행하고, 심장충격기 지시에 따라 행동한 후 다시 가슴압박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