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의사 '강연료'
미국, 의사 금품지급 정보공개해 투명성 강조
일본, 의사와 병원에 지급한 연구비와 강연료 공개
일본의 한 언론사는 자국 내 제약회사들이 강연료나 자문료 명목으로 의사에게 지급한 액수를 공개한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일본 기사 - 의사에게 사례 1 천만 엔 이상 184 명 제약 회사, 강연료 등 (医師に謝礼、1千万円超184人 製薬会社、講演料など)
얼마 전 정부 역시 같은 명목으로 연간 천만원 이상 수입을 올린 의사 627명을 조사하겠다고 밝혀 일본 뉴스가 남 일 같지 않다.
행위에 대한 지급도 당연하고 순수하지 못한 대가를 법적으로 조치하는 것도 맞지만, '지급 명분'과 '지급 액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이 사안의 해결은 쉽지 않다.
의료계의 주장처럼 한 분야 최고 권위자의 지식 가치를 일괄적으로 한정하는 게 옳은지 또한 의문이다.
나라마다 그 환경에 맞는 법률적 혹은 문화적 환경이 있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 고민을 할 터, 우리보다 먼저 이런 이슈를 다뤘던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알아봤다.
미국 - 투명성 통해 자율성 뒷받침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먼저 이뤘고, 미국 의사의 평균 급여가 한국보다 높다고 해도 미국 의사가 모두 고고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미국 의사 역시 제약회사의 도움으로 호화 리조트에서 마사지와 골프를 즐긴 것도 모자라 리베이트로 2천 달러를 받는다든지('Feds Hit Pfizer with a $2.3 Billion Fine'), 마약성 진통제를 파는 제약회사의 안내를 받아 스트립쇼 클럽을 즐긴다. ('Victory Pharma to pay $11.4 million in kickback probe')
의사가 제약회사로부터 향응 받는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Propublica.org : Dollars for Docs
미국 비영리 저널리즘 단체인 '프로퍼블리카(Propublica, 2011년과 2012년 연속 퓰리처상을 받은 최초의 온라인 언론사)'는 'Dollars for Docs'라는 탐사보도를 통해 제약회사와 의사 간 자금 흐름을 정리해 공개했다.
프로퍼블리카는 제약사로부터 입수한 자료와 사설 업체가 제공한 데이터를 일관성 있게 정리했다.
이런 정리 덕분에 환자는 본인이 복용한 약물의 제조사와 그것을 처방한 의사 사이에 얼마의 자금이 어떤 명분으로 오갔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지식 채널e를 통해 소개된 '프로퍼블리카' (출처 : 유투브)
미국 정부 역시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PPACA :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의 일환인 '의사 금품지급 정보공개법(Physician Payment Sunshine Act)'을 통해 자금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 법률을 통해 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의약, 의료기기, 생화학적 산업의 생산자와 공급자의 자금 흐름을 정부의 웹사이트에 공개한다. (관련 자료 엑셀 다운로드 링크)
미국 정부가 Physician Payment Sunshine Act를 통해 웹사이트에 공개하는 자료
엑셀 파일로 정리된 이 방대한 자료는 회당 10달러를 초과한 모든 자금의 흐름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
미 정부는 정보 공개를 통해, 법률적 개입 전에 가치관을 통한 자정을 유도한다.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의사의 윤리성을 심판받게 하되, 꼭 필요한 지급에 있어서는 액수의 크기만으로 편견을 갖지 않게 하는 '적합성'에 대한 판단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혼란 속 대세 따르는 일본
부정적인 사회 일면을 보면, 일본은 한국과 참 비슷하다.
일본 역시 리베이트성 강연료 역사는 뿌리가 깊다.
일본 기사 - 의대 교수 '거액 부수입'의 실태 제약 업계의 선심'검은 강연료'(医学部教授「巨額副収入」の実態, 製薬業界がばら撒く「黒い講演料」)
얼마 전부터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 시작한 일본은 사실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자료공개 결정 후 의사회의 반발이 심해지자, 애당초 2013년부터 공개하기로 했던 정보 일부를 뒤로 미룬 것이다.
일본 기사 - 원고료, 강연료 등의 사례 금액 공개에 반발, 정보 공개를 연기한 의사회의 반격(原稿料、講演料などの謝礼金額開示に反発, 情報公開を先送りにした医師会の反撃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시작한 지급 공개 정책은 일본에 있는 지사에도 영향을 주었고, 마침내 일본제약공업협회(일본 내 대형 제약 회사가 만든 단체)는 2011년 1월에 '투명성 지침이라는 것을 만든다.
일본의학회 역시 이듬해 2월 제약회사와의 관계에 대한 지침을 만들고 정보 공개의 움직임에 생각을 같이한다.
제약공업협회 회원 제약사는 지침에 따라 2013년부터 의사와 의료기관에 지급한 연구 개발비와 원고료, 강연료 등의 자금을 공개하기 시작한다.
일본 기사 - 황금색 의사들의 제약회사 입막음(「山吹色」医師らが製薬会社口封じ) "인터넷에서 개인별 정보를 공개하면 너희 회사 약물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회 등의 반발로 인해, 의사 개인별 지급 정보는 1년 연기해 2014년 8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기로 한다.
이 개인별 자료를 아사히 신문이 집계해 얼마 전 발표한 것이다.
기사엔 1년 동안 '번외 수입'이 많았던 의사의 이름이 열거되어 있고, 그들의 수입 출처도 명시되어 있어 해당 의사에게 적잖게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보수적인 일본 사회조차 피해가지 못한 이런 흐름은 지금 '대세'가 무엇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는 얼마 전 GSK 코리아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아예 의사 강연료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투명성을 강조하는 시대의 흐름에 제약사가 선택한 한 방법이다.
정보 공개 요구는 점점 커지고, 이런 흐름이 다시 방향을 틀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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