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개수대가 다제내성균 온상?
[해외] 미국 버지니아대학 실험
일명 '슈퍼버그'라 불리는 다제내성균(MDR: multi-drug resistant bacteria)이 병원 개수대를 통해 환자에게까지 실제 어떻게 전염될 수 있는지를 실험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병원 입원 중에 다제내성균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들이 발생한 사건이 있었고, 병원 개수대 배관에 다제내성균이 살고 있어 환자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은 2010년 이후 서른 편이 넘는 연구논문을 통해 알려진 바다.
하지만, 균이 배관에서 나와 환자에게까지 어떻게 옮아가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를 버지니아대학 연구팀이 밝혀냈다.
책임 연구자인 감염병 및 국제보건부의 병리학 부교수 에이미 매더스(Amy Mathers)는 감염경로에 대한 자세한 이해가 향후 감염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기초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버지니아대학 샤롯데빌병원의 중환자실에 가장 많이 설치된 개수대와 동일한 모델의 개수대 5개를 실험실에 설치하고, 대장균(Escherichia coli)을 사용해 실험했다. 대장균은 해로운 유전자를 만나면 항생제 내성이 생긴다.
실험결과, 균은 먼저 배관의 (물이 고이는) 팔꿈치 부분에서 시작해 점차 개수대 여과기로 번지는데 그 속도가 하루에 대략 1인치 정도로 확인됐다.
병원 개수대의 일반적인 배관 길이로 따져봤을 때 1주일이면 개수대 여과기까지 도달한다. 일단 여기까지 도달하면 그 다음은 개수대를 비롯해 그 주변으로 급속히 번지고, 그 결과 여기에 접촉하는 환자에게 옮게 된다.
연구팀은 질병관리 및 예방센터와 협력해 추적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며,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미생물학회지 AEM(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에 지난 달 24일 게재됐다.
전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70여 만 명에 달하며,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50년엔 연간 1천만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시급히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달 27일 인류를 가장 위협하는 세균으로 항생제 내성균 12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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