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3.04 11:44최종 업데이트 20.03.0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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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에 마스크 146만장 공급됐다는데...의협은 8만장, 나머지는 어디에?"

의료기관 마스크 공급 부족 지속...정부, 의료계와 긴급 간담회·조달청 통해 강제 공급 검토 중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임솔 기자] 의사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고 하고 정부는 마스크 공적 공급 물량이 풀렸다고 하고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에 의료기관 공적 판매용 마스크 146만장이 공급됐다. 의료기관에는 원래 이들 공적 판매처에 50만장이 지급돼야 하는데 이를 초과한 것이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의협은 8만장만 받았고 병협은 의료기관으로 연결해도 직접 공급을 받지는 않고 있다. 나머지 138만장의 행적은 확인되지 않지만 의료계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기관에 지급된 물량이 합산되거나 잘못 파악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26일 0시부터 마스크 긴급 수급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하루 총 생산량 1000만장 중 공적공급기관에 500만장을 투입하도록 했다. 또한 공적물량 500만장 중 50만장은 의협 외에도 병협,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의료기관 유통채널망으로 반드시 공급하도록 강제화했다. 

의협, 공급 보류되다 오후에 겨우 8만장 받아...병협은 다른 의료기관 공급처로 연계   

의협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의사장터는 3일 긴급공지를 통해 공적판매 물량을 공급받지 못해 주문이 모두 보류됐다고 밝혔다. ​일반인 대상 공적판매처를 통한 마스크 구입이 어렵자, 이를 통해 구매하려던 의사들은 의료기관마저 마스크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며 황당해했다. 

이날 오후 뒤늦게 의사장터에 마스크 8만개가 들어왔지만, 쏟아지는 의료기관의 마스크 요청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마스크 공급업체가 일방적으로 공급을 취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의사장터는 공지를 통해 “식약처의 공적판매조치에 따라 3일 오전 11시 30분에 의사장터로 공적물량 마스크가 입고되기로 했으나, 마스크 제조업체로부터 '입고불가' 통지를 받았다”고 했다. 

의사장터는 "현재 정부시책에 대한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 중에 있다"라며 "수시로 정부시책이 변경되는 만큼 추후 재공지하겠다"면서 "변경 전 입고 물량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공급하겠다"고 했다. 

병협 관계자는 “병협이 의료기관 공급 공적판매처로 등록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병협이 직접 마스크 유통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병협 회원들이 마스크 공급 문의가 오면 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도록 연결해줬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량과 가격을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공적 마스크 수급에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 조달환 대변인은 "의료인들이 이용하는 의협 등 4곳의 공적 공급기관으로 지난달 26일부터 100만개가 가고 있다"면서 "긴급 수급조치로 현장 의료인들이 마스크를 사용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현재 국내에서 하루 생산되는 마스크량은 총 1000만장이다. 이중 의료인을 비롯해 공적공급에 50%인 500만장이 가고 있다”라며 “공적공급 외에도 500만장은 추가로 자유롭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의료인들의 수요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스크 공급 부족 계속될 듯...정부, 조달청 통해 강제 재배분 방안 검토 

문제는 의료기관에 마스크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데 있다. 감염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이 마스크를 재활용한다는 사연도 나오고 있다. 

식약처는 뒤늦게나마 보건용 K94마스크는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사람이 착용해야 하고, 질병관리본부는 일반인보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마스크가 우선 필요하다고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마스크 착용을 자제시키고 이를 의료기관 공급 물량으로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와 의협, 병협 등은 4일 오후 마스크와 관련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정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마스크 공급 계획은 불투명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조달청에서 다시 공적 판매처로 재배급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올려졌던 의사장터 공지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의사장터 측은 원래 의사들에게 보냈던 공지에서 “공적판매 물량 100%를 정부기관(조달청)으로 수급하라는 정부시책 공지를 따르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현재 이 내용의 공지는 지워진 상태다.  

마스크유통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공급업체와 공적판매처간 가격, 수량 조정이 원활하지 않아 공적판매가 계속 지연되고 취소됐다"라며 "그러던 중 정부가 조달청으로 공적판매 물량을 가져오라고 해서 그나마 공급업체가 공적판매처로 공급하려던 물량을 전부 취소했다. 하지만 정부는 업체들에 이 내용을 알리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공식 입장을 통해 “의료진이 코로나19에 노출될 경우 병원에 방문하는 면역력이 떨어진 수많은 환자들을 보호할 수 없다. 의료기관 마스크 공급은 방역에서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마스크 확보 문제가 시급하다. 심지어 일선 의료기관에서 마스크를 며칠씩 재사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의료기관에 최우선적으로 마스크를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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