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지난 여름 공공의대 설립을 화두로 한 의료계 투쟁 끝에 많은 의사회원들이 의료정책에 큰 관심을 두지 않던 지난 시절을 후회했다. 다가오는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그나마의 희망을 갖고 있다.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정부, 여당과의 합의문과 국내 의료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악법에 가까운 법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지켜보며 차기 의협회장과 집행부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의사를 대표하는 국가와 국민이 인정하는 집단은 의협이 유일하다. 의협회장은 대한민국 의료의 근간을 받치는 집단의 수장이며,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만들고 전달해야 하는 책임이 막중하다. 이에 따른 개인적인 덕목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행동하는 여의사회가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라는 점을 정리하면 첫째, 의사협회는 정치집단이 아니다. 따라서 정치인들이 하는 것처럼 편을 나눠 의견을 대립하거나 주변의 측근 말만 듣고 자기가 옳다고 자만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연, 학연 등으로 소규모 무리를 지어 정치집단이 하는 행태로 권력을 휘두르는 의협회장은 더 이상 선출돼서는 안 된다.
둘째, 의협회장은 내부에서와는 달리 국민과 정부, 여러 전문가 집단에는 의사들을 대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정치적 관점, 의학전문가로서의 관점, 의사로 살아가는 국민의 관점, 또 언젠가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관점 모두 갖춰야 한다.
셋째, 이 같은 덕목을 지키고 의사회원의 의견 수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들과의 쌍방향 소통이다. 각종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협이 구시대적인 의견 전달 방법을 고수하다 보니 실제적으로 일하는 진료현장의 의사들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될 리가 없다. 수천명이 모일 수 있는 대화방과 어플리케이션이 있는데 예전 소통방식을 유지한다면 의사사회 내 정치 무리의 이익을 위한 독단적 선택과 밀실회의라는 누명과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차기 의협회장은 반드시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13만 전체 의사회원의 의견수렴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다면 의사사회 내 직급과 세대차, 지역과 학연을 뛰어넘어 진정한 의료를 위한 진정한 소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회원들의 참여와 소통을 늘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진료와 의사 업무만으로도 벅찬 회원들이 의료현안과 의협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비정상적으로 비싼 회비 금액부터 낮춰야 한다. 비싼 회비로 인해 일부 회원들만 회비를 내고 협회에 참여해 유지하는 방법보다는 10만원대로 회비를 파격적으로 인하하고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회비의 가치를 회원 스스로가 느낄 수 있게 의협의 신뢰도 있는 정책과 홍보를 통해 회비 납부를 유도해야 한다.
다섯째, 회원들을 위한 정책의 예시로 ①사이버연수교육의 콘텐츠를 더 내실있게 늘리기 ②법무팀을 만들어 보건소, 심평원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③상시 언론 대응 유튜브 업로드 등 의사의 인권과 대중적 신뢰회복 사업 ④의료분쟁에대한 적극적 지침 마련 및 소송판례집 매년 출간, 실사시 빠른 지원팀 파견으로 회원 보호 ⑤의료 자문의 연수교육 등 회원 보호를 위한 교육 및 활동 ⑥매년 의정목표에 대한 성과보고 등이 필요하다.
여섯째, 의사들의 희생과 피땀으로 바쳐온 의료시스템은 정책 실패로 사실상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의사들의 적극적인 의견 표명과 의사 또한 한 명의 근로자임을 알리기 위해 의협회장 임기 내 병원별, 직급별 의사노조 설립이 시급하다. 병원노조 대표가 대의원회나 지역의사회의 대표성을 부여하고 정책 결정에 참여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의사 시민단체들의 신규 설립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의사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직접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