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중앙성모병원 응급실에 설치된 폴리스콜. 발로 누르면 경찰서로 자동 출동 요청이 간다.
"폴리스콜(Police Call)을 설치하니까 다소 안심이 된다."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당직 의사가 사표를 내고 떠난 바 있는 동두천중앙성모병원.
동두천시가 최근 이 병원에 폴리스콜을 설치했다.
폴리스콜은 강도가 침입하는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 호출기 버튼을 누르면 경찰서로 자동 연결돼 신속하게 출동하는 서비스다.
동두천중앙성모병원 조황래 원장은 진료실 폭행이 갈수록 늘어나고, 환자에게 맞은 의사가 병원을 떠나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분노가 폭발해 응급실 문을 닫겠다고 보건소에 통보했다.
동두천중앙성모병원은 동두천 지역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병원 응급실이 문을 닫으면 응급환자들은 멀리 의정부까지 나가야 하는 그야말로 비상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자 동두천시가 응급실을 계속 운영해 달라며 설득에 나섰고, 폴리스콜을 설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28일 동두천중앙성모병원 응급실을 현장 취재했다.
동두천중앙성모병원 응급실 권용진(좌) 간호조무사와 심용진 응급구조사
동두천중앙성모병원 응급실 간호조무사 권용진 씨는 "동두천 소요산역이 종착역이다보니 술에 취한 등산객이나 노숙자들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편"이라면서 "그러다보니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우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폴리스콜을 설치한 후 경찰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심용진 응급구조사는 "전에는 경찰서에 신고해도 늦게 출동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했는데 폴리스콜을 설치한 후부터 호출을 하면 3분 안에 출동해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일주일에 7~8건, 많게는 하루에도 4건 이상 응급실에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다"면서 "사실 이런 환자가 한명만 있어도 업무가 마비되는데 경찰이 빨리 출동해 주니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응급실 폭력사건이 비일비재하다보니 신입 응급구조사들은 견디지 못하고 병원을 그만두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응급실에서 일하는 응급구조사나 간호사들은 이런 상황에 이골이 나 있었다.
심용진 응급구조사는 "솔직히 매일 반복적으로 욕을 듣다보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게 버릇이 됐다"면서 "하지만 우리도 사람인지라 폭력을 행사하면 그냥 맞고 있을 수 없고, 다른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제압을 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도 웬만하면 폴리스콜을 누르지 않는다"면서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환자는 그냥 진정을 시키고, 폭력을 행사할 때만 불가피하게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황래 병원장
조황래 병원장은 "의료는 사실 공공재이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위임을 받아 진료하는 것"이라면서 "전국의 모든 응급실에 콜리스콜을 설치해 환자와 의사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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