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집단 면역 생겨 차단 가능하려면 60~70%달해야... 항체 표본조사 준비, 2차 유행 대비"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회복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전원에게 중화항체가 형성됐지만 지역사회 표본조사를 실시했을 때 항체 형성률은 얼마나 될까. 환자가 많이 발생한 유럽 지역은 지역사회 항체 생성률이 3~10%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옴에 따라 장기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예고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에 이어 항체 형성률을 재차 언급하며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인구 1700만명의 네덜란드를 대상으로 현혈자를 조사한 결과, 네덜란드는 전체 3만명 가까이 환자가 발생했어도 전체 조사 대상자 중에서 3%정도에서만 항체가 형성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WHO 사무총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지역사회 항체 형성률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집단 면역이 충분히 방어할 만큼의 수준이 안 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의 재유행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우리나라도 아직 격리치료 중인 회복기 코로나19 환자 25명을 상대로 연구한 결과에서 감염된지 1~2주가 경과한 이후 100%에서 중화항체가 발생했다”라며 “하지만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경우 100% 중화항체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지역사회에서의 노출 정도가 3%에서 10%대에 불과하다면 전체적인 군중 면역이 코로나19 유행할 때 차단 가능한 수준인 60~70%보다 훨씬 더 낮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 지역 인구 중에 3%가 노출됐고 이 중 3%는 100%의 항체형성률을 보인다 하더라도 노출되는 인구 집단 자체가 3% 밖에 안 된다면 전체적으로 지역사회 유행을 피할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권 부본부장은 “25명 중에서 12명은 호흡기검체 바이러스 유전자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 바이러스가 실제 살아있고 감염력이 있는 바이러스인지 아니면 바이러스의 찌꺼기 또는 바이러스의 부분인지 확인했다"라며 "1차적으로 배양검사를 실시했을 때 12건 모두에서 바이러스가 배양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확인을 위해 2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구 지역은 항체 형성률은 얼마나 될까. 권 부본부장은 “하나는 어떤 표본을 확보하는 트랙을 통해 조사할 것인지, 아니면 매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할 때 대구 경북지역에 대한 표본조사를 통해 동의를 구하고 혈액 검체를 확보해 항체를 조사하는 것을 검토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매년 군대에 입대하는 사람에 대한 신병 신체검사 과정에서도 동의를 얻고 혈액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권 부본부장은 “집단면역을 기대할 만큼 환자들에게 면역력이 형성됐는지에 대한 항체 형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일반 인구에 얼마만큼의 집단면역 또는 항체가 형성됐는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항체시약을 활용 부분이 남아있다. 이 부분과 관련해 조속한 시일 내에 지역사회에서 항체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부본부장은 “유행이 많이 발생한 지역에 있어서도 항체 형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 자체가 우려스럽다.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가 인구에 비해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많지 않다는 가정에서 본다면 외국보다 항체 형성률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며 “유행 가능성은 상존하고, 과거에 같은 코로나 계열의 바이러스인 사스 또는 메르스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유행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는 남반구도 예외없이 유행하고 있고, 더군다나 오늘 WHO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우려까지 언급했다. 특정한 시기에 찾아오는 감기처럼 유행은 피할 수 없다고 일단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자체에 무증상이나 잠복기 또는 증상발현 전에 전파, 경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징 등을 가지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낮은 치명률과 상대적으로는 높은 기초재생산지수 등 코로나19는 세계적인 팬데믹을 일으키기에 최적화된 바이러스다. 이 때문에 지금 전 세계로 이렇게 유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다른 나라의 방역당국과 같이 이런 근거 등을 토대로 언젠가는 또 2차 유행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그 시기는 언제든 우리가 방심하고 소홀히 하면 비록 하절기에 환기나 여러 가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유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려된다”라고 했다.
권 부본부장은 “다만 지금까지 이뤄진 여러 가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그것도 일종의 생활방역의 큰 틀이라면 상당히 전체적인 코로나19 유행을 누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비록 우려되는 사각지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 발생 규모 등을 토대로 생활방역체계로 전환도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고 보고 전문가들과 상의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날 대비 신규 확진자는 8명으로 누적 확진자 수는 1만 702명이다. 이 중 78.6%인 8411명이 격리해제됐고 격리 중인 환자는 2291명이다. 사망자는 전날 대비 사망자가 2명 늘어 누적 사망자는 240명(치명률 2.24%)이다. 격리 해제 후 재양성자는 222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지역사회 감염 4명, 해외유입 환자는 4명이다. 유입 국가 중에는 미주가 2명, 중국이 1명 있고, 기타 1명 등이다. 지난 2주간의 전파경로를 보면 해외유입이 55.6%, 해외유입과 관련된 사례가 6.1%다.
지역별로 집단발생 사례를 보면 경기도 포천 한성내과의원 환자 및 직원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진돼 현재까지 총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은 동일집단격리 중인 환자 및 직원에 대해서 전수검사를 실시해 이 중에 1명이 환자로 추가로 확진돼 총 128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지역별 확진환자 현황
지역
확진환자
주요 집단 발생 사례
누계
해외 유입
집단 발생 관련
기타*
신규
소계
신천지 관련
집단
발병
확진자 접촉자
해외 유입 관련
서울
628
247
357
8
262
18
69
24
0
구로구 콜센터 관련(98명), 동대문구 동안교회-PC방 관련(20명), 만민중앙교회 관련(41명) 등
부산
135
22
84
12
53
18
1
29
1
온천교회 관련(39명), 수영구 유치원 관련(5명) 등
대구
6,840
18
6,100
4,510
662
924
4
722
4
제이미주병원 관련(196명), 한사랑요양병원 관련(128명), 대실요양병원 관련(100명), 파티마병원 관련(37명) 등
인천
92
41
47
2
34
5
6
4
0
구로구 콜센터 관련(20명) 등
광주
30
14
16
9
0
1
6
0
0
대전
40
10
21
2
11
8
9
0
산림기술연구원 관련(3명) 등
울산
43
12
24
16
1
4
3
7
0
세종
46
3
42
1
38
3
0
1
0
해양수산부 관련(30명), 운동시설 관련(8명)
경기
659
152
466
29
320
55
62
41
1
성남 은혜의강 교회 관련(72명), 구로구 콜센터-부천 생명수교회 관련(48명), 의정부성모병원 관련(50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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