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1.01 13:56최종 업데이트 25.01.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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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지 말라는 건가"…심평원, 집중심사 계획에 내과 개원가 '발칵'

병의원급 15종 이상 검사 '선별집중심사' 대상으로 신규 선정…"당뇨∙고혈압 환자 필요 검사 15종 훌쩍 넘어"

심평원이 검사 다종(15종 이상)을 선별집중심사 신규 항목으로 추가한 것과 관련 의료계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병의원에서 행해지는 검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하면서 의료계가 삭감 공포에 술렁이고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지난 12월 27일 심평원 누리집과 요양기관 업무포탈을 통해 ‘2025년도 선별집중심사 대상항목’을 공개했다.
 
선별집중심사는 진료경향 개선이 필요한 항목을 선정해 사전 예고 후 요양 기관이 자율적인 적정진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예방적 심사 방식이다.
 
이번에 추가된 신규 항목은 ▲뇌성나트륨∙이뇨 펩타이드 검사 ▲증상 및 행동 평가 척도 검사 ▲일반전산화단층영상진단(2부위 이상) ▲Somatropin 주사제 ▲Methylphenidate HCI 경구제 ▲검사 다종(15종 이상) ▲수압 팽창술이다.
 
이 중에서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항목은 병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신규 항목으로 추가된 ‘검사 다종(15종 이상)’이다. 
 
심평원은 해당 항목의 선정 사유에 대해 “검사료 청구금액 지속 증가 및 의학적 필요성이 불분명한 검사를 일률적으로 실시하고 청구하는 경향에 대한 적정 진료 유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5종 이상 한꺼번에 시행되는 검사가 늘어나자, 불필요한 검사가 행해지는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평원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에 대한 주기적 혈액검사가 필수인 내과 의사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부회장은 “CBC검사(전혈구 검사)만 해도 6종이고, 간 기능, 콩팥 기능, 당화혈색소, 인슐린 분비 기능, 췌장 기능, 전해질검사 등을 하면 15개는 훌쩍 넘는다”며 “진료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과 의원을 운영 중인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도 “의사들이 혈액검사를 루틴으로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무조건 검사를 하는 게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실제 고혈압, 당뇨 환자에게 4~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한다. 오히려 분석 심사에서는 혈액검사를 자주 하라고 계속 권고하는데 이번 결정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검사 다종에 대한 선별집중심사가 강행될 경우 삭감 우려로 진료가 위축되고, 이는 결국 환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곽 부회장은 “검사 다종에 대해 집중심사를 하면 내과 계열 환자들은 거의 다 해당될 것”이라며 “부당 삭감 등의 우려가 있어서 걱정이 크다. 내과의사회 차원에서도 의견을 모으는 중이고 심평원과도 조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박 회장은 “검사가 위축되면 환자가 병을 놓칠 위험이 커진다. 왜 15종이 나온 건지에 대해 심평원에 간담회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선 간담회에서 심평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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