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의 문제는 어떤 환자가 치료 혜택을 보는지 바이오마커가 확실하지 않고, 치료 초반에 질병이 많이 진행하는 것이다."
차세대 항암제로 떠오른 '면역항암제' 개발사들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료 초반의 사망자를 줄이면서 반응률을 높이는 것을 올해 목표로 정했다.
한국화이자 제약연구부 이수현 이사(종양내과 전문의)는 14일 면역항암제를 소개하는 미디어세션에서 이 같이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다.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이 많은 화학항암제가 1세대, 특정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가 2세대라면, 면역항암제는 3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외부 물질이 아닌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기전이라 1세대 항암제의 단점인 부작용과 2세대 항암제의 단점인 내성을 개선한 약물이다.
이수현 이사는 "표적항암제가 쇠하는 이유는 환자의 유전자가 스스로 변해 특정 암세포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항암제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며 "또 종양의 위치마다 유전자 변이가 달라지며, 다양한 경로로 변이된다. 면역항암제는 종양이 아니라 T-cell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면역세포인 T-CELL을 키워 종양을 사멸토록 하는 면역항암제의 장점이 많이 부각됐고, 현재 많은 제약사들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BMS의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와 '옵디보(니볼루맙)',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나와 있으며, PD-L1과 PD-1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만도 5개가 더 개발 중이다.
화이자의 아벨루맙, 아스트라제네카의 MED14746, 로슈의 MPDL3280A, 메디베이션의 피딜리주맙, GSK의 AMP-224 등이 임상 1상 데이터를 내놨다.
또 CTLA-4를 억제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트레멜리무맙, LAG3 면역체크포인트를 저해하는 BMS의 BMS-986016·이뮤텝의 IMP321, IDO 경로를 저해하는 로슈의 NLG919·인사이트의 INCB024360, B7-H3을 저해하는 마크로제닉의 MGA271 등이 있다.
이수현 이사는 "하지만 아직 과제도 많다. 누가 이 약으로 치료 혜택을 보는지 바이오마커가 없고, 초반에 질병이 너무 많이 진행돼 사망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병용 요법이 치료효과를 높이는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아직 어떤 질환에서 어떻게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수현 이사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tyrosine-kinase inhibitor)의 경우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효과가 별로 좋지 않다"면서 "때문에 병용치료가 다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리를 뒀다.
그는 "타깃이 명확한 질환에서는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별로일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마구잡이식으로 이것저것 병용 임상하는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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