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2.03 07:30최종 업데이트 19.12.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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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과 의사들이여, 판독실에서 나와 환자들과 소통하라"

RSNA 발레리 잭슨 회장 기조강연 "일방적인 검사결과지에서 벗어나 환자 상태 상세히 설명해야"

북미영상의학회(RSNA) 발레리 P. 잭슨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영상의학과 의사들이여, 판독실에서 나와 환자들과 직접 소통하라. 환자들은 일방적인 영상검사 결과지를 선호하지 않는다. 환자들은 영상의학과 의사들과 더 많은 소통을 원하고 검사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한다.”

세계적인 영상의학 교류의 장으로 꼽히는 북미영상의학회(RSNA, 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발레리 P. 잭슨(Valerie P. Jackson) 회장은 1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올해 105회를 맞은 RSNA 학술대회는 1일~6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다.  

잭슨 회장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실시간으로 수많은 영상을 처리해야 하면서도 빠른 판독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 중심 진료에 전념하기 어렵다”라며 “하지만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직접 환자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환자 중심 진료의 관점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영상검사 결과에 상세한 설명이다. 잭슨 회장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판독실에서 나와 환자와 직접 접촉을 해야 한다. 환자들이 분명히 이를 원하고 감사해할 것"이라며 “실제로 일부 유방 진단검사에서 환자들에게 설명을 진행해본 결과,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의사동료들을 포함해 환자와의 연결성을 높이면 직업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접촉이 늘어나면 번아웃될 수 있다는 우려와는 정반대의 결과였다”라고 말했다.  

잭슨 회장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환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병원 건강관리팀의 필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서 환자들과 신뢰를 쌓고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새로운 렌즈를 통해 환자를 바라볼 것을 거듭 권유했다. 잭슨 회장은 “많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판독실에서 일하는 것을 상당히 익숙해한다.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환자와 보호자, 건강관리팀과의 상호작용을 편하게 생각할리 없다”라며 “하지만 불편함을 바탕으로 환자들을 더 편하게 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각도에서 또 다른 렌즈로 사진을 찍는 사진사와 같다”고 밝혔다. 

잭슨 회장은 “이를 통해 환자 경험을 확대하고 환자를 자세히 탐색할 수 있다”라며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본질적으로 환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이트키퍼(gatekeeper)의 역할을 한다. 환자와의 쌍방향 소통으로 정보를 직접 전달한다면 환자 치료를 위한 정보가 폭넓게 향상되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술 출현도 환자와의 소통 관점에서 이점이 있다고 바라봤다. 잭슨 회장은 “AI 프로그램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다양한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와의 상호작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날 펜실베니아의대  테사 S. 쿡(Tessa S. Cook) 교수팀은 ‘Patient-Oriented Radiology reporTER (PORTER)’라는 이름으로 환자 중심의 온라인 영상검사 결과지를 시범 운영해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쿡 교수는 “영상검사 결과지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서 치료방법을 결정하는데 일차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방식의 영상검사 결과지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환자가 결과에 대해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된다”고 말했다. 

쿡 교수는 PORTER를 통해 영상검사 결과에 따른 상세한 설명과 일러스트레이션을 자동으로 첨부하는 정보시스템을 만들었다. 해당 시스템에서 어려운 단어나 용어를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일반인을 위해 알기 쉽게 설명한 별도의 창이 뜬다. 위키피디아와 연결된 일러스트레이션은 물론 해부학, 생리학 등의 정보가 주석으로 따라온다. 해당 해설을 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이름과 사진도 포함돼있다. 

현재 무릎 MRI검사결과의 설명을 담은 PORTER는 1만4000개 이상의 용어 설명을 달아놨다. 추가적으로 유방 검사에서도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환자에게 오픈할 예정이다. 

쿡 교수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영상의학과는 지난 2016년 5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50명 이상의 환자로 구성된 가상 영상의학 상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환자들의 90%가 상담을 통해 건강관리 개선에 효과적이었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RSNA는 세계 152개국 5500여명의 의료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삼성메디슨, 뷰노, 루닛, 제이엘케이인스펙션, 메디컬아이피 등의 기업이 참여한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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