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1.10 07:30최종 업데이트 20.11.1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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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별 환자 사망률 평가지표되나…심평원, '병원 표준화 사망비' 확대 도입 검토 중

병원 내 사망과 의료 서비스 질 개선 등 긍정적 효과 기대…부정확한 정보로 혼란 가중 등 우려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병원 표준화 사망비 공개를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표준화 사망비(Hospital Standardized Mortality Ration)는 의료의 질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결과지표다. 병원 표준화 사망비 모형은 병원 내 사망의 80%를 차지하는 진단군을 대상으로 기대사망자 수 대비 실제사망자 수의 비를 측정해 국가 전체 평균과 비교한다. 즉, 사망률에 따라 병원을 비교평가하는 잣대로 만들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9일 "병원 서비스 질 수준을 반영하고 측정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병원 표준화 사망비 국내 확대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은 사망비 확대 도입 검토 이유로 우선 타 국가와 달리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각 병원 별 사망비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특정병원의 병원 표준화 사망비가 국가 평균보다 크면 해당 병원은 기대사망자 수보다 실제사망자 수가 높아 의료 질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의료서비스 질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병원 서비스 질에 대한 결과지표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병원 표준화 사망비를 측정하고 공개해야 된다는 논의를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단일 지표로 공개될 필요성도 있지만 이는 병원과 정부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세분화된 지표 산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심평원 평가연구부 심보람 주임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주요국 병원 표준화 사망비 측정과 모형 비교 보고서'에서 영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등 국가는 병원 표준화 사망비를 적극 측정해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은 1999년부터 사망비 산출모형을 개발해 병원 사망 80%를 차지하는 56개 진단군을 상대로 주로 활용하고 있다.

평가대상은 영국 국민 보건 서비스(NHS) 급성 트러스트의 병원에피소드통계 입원건으로 당일입원과 연령, 선별, 응급입원 여부, 퇴원연도 정부가 누락된 입원건은 측정에서 제외된다. 특히 사망 측정범위를 퇴원 후 30일 내로 확장한 SHMI를 개발해 NHS의 국가통계로 활용하고 있다. 

캐나다와 네덜란드는 영국에서 개발된 초기 모형을 토대로 국가별 보건의료 상황과 목적을 반영해 각각 2007년과 2005년부터 사망비를 산출하고 있다.    
국가별 병원 표준화 사망비 모형 비교. 사진=심평원 정책동향 ''주요국 병원 표준화 사망비 측정과 모형 비교 보고서'

심 연구원은 "병원 표준화 사망비는 의료의 질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환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명확한 질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캐나다, 네덜란드에서 병원 표준화 사망비 평가 결과는 병원의 질 향상을 유도하고, 환자의 병원 선택권을 보장하고자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 연구원은 "이들 국가는 또한 환자와 병원들이 병원 표준화 사망비 결과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준의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있다"며 "병원 표준화 사망비는 잠재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영역을 알려주는 신호로서 중요성이 강조되며 병원들의 질 향상을 위해 환자 차트 수준의 자료조회, 환자별 사망확률 등의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병원 표준화 사망비 활용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상황이다. 2018년부터 개별 요양기관에서 병원 표준화 사망비 측정결과를 공개하고 있지만 상위 10개 주 진단군으로 제한돼 있고 상위 10개 기관에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다른 평가항목과 동일하게 요양기관별 측정 결과를 공개하거나 다른 평가제도에 연계해 활용하는 등 병원 표준화 사망비 활용 확대 요구가 생기고 있다.   

심 연구원은 "외국에서 병원 표준화 사망비 평가로 인해 병원 내 사망과 질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면서 한국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부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 따라서 병원 표준화 사망비 공개와 이를 정책결정 과정에 활용하는 것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병원 표준화 사망비 측정을 통해 병원 자체적으로 질 개선 활동을 할 수 있도록하고 환자에게는 병원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진단군별, 환자특성별 사망비 등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측정된 결과에 대한 해석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논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요양기관과 협의하면서 단위를 어떻게 쪼개서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 것인지 등 세부적인 내용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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