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3.06 05:15최종 업데이트 15.03.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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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스(KIMES) 전시장의 '아날로그'

하이테크 의료장비들 각축전 홍수

자투리 공간 소규모 업체도 즐비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이하 키메스)가 5일 코엑스전시장(COEX)에서 열렸다. 전시회가 30년 넘게 지속한다는 것은 이쪽(의료기기) 업계에서의 위상을 증명해 주는 것이고, 실제 국내외 많은 유수 업체들이 참가했다.

‘최첨단 울트라 캡숑 하이테크’ 장비를 소개한 유수 기업들은 유수 언론의 관심을 독차지하였고, 첫날부터 많은 관련 기사들이 소개되었다.


많은 기사들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업체'를 소개한다.

낮은 위치에서 묵묵히 일하는 의사를 주 독자로 삼는 ‘메디게이트뉴스의 고상한 철학’에 부응하고자, 구석 한 켠의 협소한 곳에 부스를 차린 키메스 참여 업체를 소개하고자 한다. 규모는 작지만, 진료에 꼭 필요한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1. 오가닉 의료 가운

‘XX 메디칼’, ‘XX 시스템’ 등의 너무나 정직한 회사명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회사명이 있었으니...

이 업체 되시겠다. 3층 구석 칸에서 알바생인지 정직원인지 헷갈리는 여자 한 분이 부스를 지키고 있었다. ‘프레스’라고 써진 명찰을 좀 잘 보이게 고친 후 팸플릿을 부탁하자,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종이 한 장을 줬는데, 바로...


'마이클 오브 켄트'에게서 영감을...

 두둥~~~.'전통을 자랑하는 검진복' '착용감까지 갖춘 더블 브레스트 재킷가운', '엘리자베스 2세의 사촌인~'이하 부위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가운이 좀 두터워서, 여름에 땀 많이 흘리시는 분은 비추. 허리 라인이 날렵하게 들어가, 체형이 좋거나 진료 중에도 ‘간지’ 따지시는 분에게는 추천. 수련하면서 배불뚝이가 된 전문의들은 자제 바란다.

디자인에 자연스러운 주름이 들어가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티가 잘 나지 않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

오가닉(유기농) 코튼에 날렵한 디자인. 당연히 가격은 좀 비싸다. 진료 내내 착용하는 가운이니, 조금은 비싸지만 ‘소중한 자신’을 위해 한 번 추천해본다.

 

2. "최고급 미끄럼방지 바닥재"

3층 좁은 부스 한 켠엔 젊은 여성과 (여성보다는 높은 직책처럼 보이는) 중년 남성이 '네가 뭐든지 물어보면 난 정성을 다해 대답해 줄 준비가 되어있어'라는 눈빛을 하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실감 나는 사진을 위해 중년 남성의 발이 찬조 출연해 주셨다.

‘피쳐플로어링’이라는 미끄럼 방지 바닥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탁월한 미끄럼 방지', '간편한 청소', '세균 번식 차단'이 특징이라고 한다. 병원 내에서 환자들의 Slip down(미끄러짐)으로 인한 타박상이나 골절은, 주치의나 담당 간호사 모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고다.

이 업체는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듯 설치한 바닥재에 물을 뿌려놓고, 관람객에게 테스트를 해보도록 했다.

그러나...
너무 흥건하게 뿌리셨습니다 두 분.

뿌린 물의 높이가 만만치 않아 조금 미끄럽긴 했지만, 일반 바닥보단 확실히 덜 미끄러웠다.

장점 : 다양한 종류. '확실히' 덜 미끄러움.
단점 : 소재 특성상 화사한 느낌의 바닥을 만들긴 힘듦.

용도나 색감의 이유로 요양병원에 추천해 본다.

 

3. 진료실 ž수술방 실내화

화장실을 가기 위해 본관을 나오니, 전시본관 안으로 진입 못한 작은 부스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렇다. 앞선 두 업체는 하위 팀이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였던 것이다. 복도에 즐비한 업체들의 ‘눈빛 구애’는 더욱 강렬했고 눈빛을 피하다 실수로 어떤 부스의 한 외국인과 마주치고 말았다.

"안뇽"

'어라? 한국말로 인사하네?'라고 생각했으나, 그게 유일하게 가능한 한국어였다.

그 서양인과 두 한국 여성이 부스를 지키고 있었다.

외국업체지만 멀리서 건너와, 인상이 별로인 나에게까지 눈빛 구애를 하는 외국인의 노력에 감동하여 소개한다.

"어? 이거 크록X 제품 아닌가요?"

"다른 회사입니다."


로고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웨덴 회사라고 하며, 본토 발음은 '스웨코스', 한국에선 '슈코스'라고 한다.

부스 여직원에게 장점 하나만 말해달라는 부탁에,

"저희는 편한 것은 기본이고, 색상이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수술방에서 좀 화사한 실내화를 원하는 외과 계열 의사나 간호사에게 추천.

같이 전시한 실내 운동화는 '정말' 편해 보였으나, 착용 순간 '아저씨 취향'을 고백하게 되는 디자인이다. '실내화가 아닌 편한 신발'을 찾는 의료인에게 추천.

 

P.S

근데 위 업체들은 자기 회사가 기사에 실린 줄이나 알까?

#키메스 #영세업체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의사가운 #피쳐플로어링 #병원바닥재 #병원실내화 #슈코스

김두환 기자 (dhk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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