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최근 대한의사협회(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탄핵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이 지난 12일 저녁부터 페이스북에 의료계 인사들을 저격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임 전 회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이 막말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달 의협 회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SNS 계정을 삭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0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본인의 탄핵이 이뤄지자 다시 SNS 활동을 재개했다.
임 전 회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박 위원장이 의협 회장과 비대위원장까지 모두 맡아 사태를 해결하라며 “그동안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상세히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임 전 회장은 당사자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고 사적인 내용이 담긴 2건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삭제 전 캡처된 내용이 SNS 상에 공유됐는데, 저급한 표현들이 대거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의료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임 전 회장의 페이스북 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3일 오전에는 사원총회를 열어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논의하겠다며 자신을 탄핵시킨 대의원회를 비판했고, 오후에는 의협 비대위원장 후보 4인 중 3인을 지지한다면서도 사실상 이들에 대한 저격성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같은 임 전 회장의 페이스북 공세에 의료계에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페이스북에 “이성을 잃은 건가. 아니면 원래 이 수준이었던 것일까”라며 “오죽하면 탄핵을 위한 임총이 결정된 후에, 집행부 임원들 중 일부가 탄핵을 막는 것이 옳은지 그냥 탄핵되도록 놔두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을까”라고 했다.
휴학 중인 의대생도 “의협 회장을 지냈던 사람이 익명의 대상을 향해 인신 모독에 가까운 막말을 해대는 모습이 거북하다”며 “국민들에게 의료계의 대표로 인식돼 손가락질 당할 걸 생각하니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임 전 회장이 폭로한 내용도 대단한 게 아니지 않나”라며 “이번에 올린 글들을 통해 중립이나 지지자였던 사람들마저 돌아서게 만들면서 스스로 의협 정치 생명을 끝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임 전 회장의 무분별한 내부 저격의 배경에는 이번 탄핵으로 의협 회장 선거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 전 회장은 탄핵이 결정된 직후에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 선거관리규정상 탄핵을 당한 경우 5년간 회장, 대의원 피선거권이 박탈된다”며 “임 전 회장은 탄핵 후에도 재출마를 통해 재기를 꿈꿨을텐데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좌절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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