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국내 두부 시장이 수년째 정체되면서 두부 제조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두부 시장은 연 5300억원대로 국내에선 수년간 연 평균 1~2%대에 머무르며 성장이 다소 정체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4887억원 규모이던 국내 두부 시장은 2019년 4862억원, 2020년 5269억원까지 3년간 연 평균 1.46% 성장했다. 연중 소비량이 비교적 일정한 데다가 코로나19의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으로 이 같은 성장세는 더욱 더뎌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세계 두부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 통계를 보면 유럽과 북미 두부 시장 규모는 2016년 3억7200만달러(약 4692억7800만원)규모에서 지난해 예상치 7억500만달러(8892억1650만원) 수준으로 5년 만에 두 배가량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내 두부 제조기업들도 일찌감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풀무원은 최근 중국 베이징 핑구구에 두부류 전문 제조 공장인 제2공장을 준공하면서 연간 두부 생산 능력이 1500만모에서 6000만모로 확장됐다. 중국 전역으로 나가는 두부 제품 공급이 더욱 원활해진 셈이다. 특히 미국 두부시장 점유율은 75%에 달해 이런 성장폭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미국 서부 풀러턴 공장이 가동되면 생산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풀무원은 지난해 8월 싱가포르와 호주, 뉴질랜드로 수출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상황이다. 두부 제품을 현지화해 용도별로 다양화한 것도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풀무원의 ‘건강을 제면한 두부면’은 지난 2020년 5월 출시 이후 약 2년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섰고, 지난달엔 두부를 얇게 만든 ‘고단백 쌈두부’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국내 두부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건강 트렌드에 맞춘 기존 두부 제품과 지난해 출시한 두부면 등 신제품을 중심으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활용법을 알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행복한콩 브랜드 수출국도 미국과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을 비롯해 중동 국가와 동남아 지역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상 역시 2020년부터 중동 지역 주요 유통 채널에서 김치를 비롯해 두부 등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고 해외 기지를 중심으로 품목과 국가를 넓히는 등 해외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한편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두부 업계 시장 점유율은 풀무원이 42.12%로 수년째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CJ제일제당은 21.46%, 대상이 7.63%로 3개사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브랜드별로 보면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의 행복한콩이 각각 24.46%, 20.43%로 1·2위고, 풀무원의 소가 두부가 15.7%, 대상의 종가집 두부가 7.62%다. 이런 구조는 수년째 근소한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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