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알츠하이머병은 독일 정신과 의사에 의해 처음 보고된 뒤 1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기원은 물론 정확하게 어떻게 질병이 진행되는지에 대해 베일에 쌓여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이론은 아밀로이드 베타 펩티드가 뇌에 쌓이면서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고 기억력과 인지장애를 유발한다는 '아밀로이드 계통 가설'로 치료제 개발도 대부분 이 가설에 기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아밀로이드 펩티드가 아닌 박테리아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일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돼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 Shelley J. Allen 교수팀은 16S rRNA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부검 뇌에서 박테리아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Allen 교수팀은 영국 뇌은행에 보관돼 있는 알츠하이머 환자 8명과 알츠하이머가 없는 고령자 6명의 뇌 샘플 NGS 분석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정상 뇌보다 알츠하이머 뇌에서 7배 많은 박테리아가 발견됐고, 알츠하이머 뇌에서도 방선균류(Actinobacteria)가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 뇌 속의 박테리아 수치는 생전 뇌에 혈액이 공급될 때 존재하는 박테리아 정상 수치와 일치했다.
Allen 교수는 "알츠하이머 뇌에서 박테리아를 찾기 위해 진행된 이전 연구들은 주로 특정 박테리아 종을 찾는데 주력했다"면서 "우리는 NGS처럼 선입견 없는 방법을 통해 가능한 박테리아 집단 전체를 완전히 관찰하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는 파일럿 연구이고 제한적인 코호트인만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Allen 교수는 "향후 뇌 내 박테리아 존재에 대한 양적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다수 샘플을 관찰하는 것은 물론 박테리아가 신경염증을 포함 다른 신경병성질환에도 관여하는지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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