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2.07 14:59최종 업데이트 22.02.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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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 입학 취소되면 조민 의사면허도 취소?…복지부 "법령과 관계없이 직권취소"

면허취소 규정에 의전원 입학 취소 내용 없지만 자격 요건 하자로 면허 무효 가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경심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최근 대법원에서 딸 조민씨의 입시와 관련해 실형을 받게 되면서 조씨의 의사면허 취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법상 의학전문대학원 등 입학취소에 따른 면허취소 규정이 없어 갑론을박은 있지만 보건복지부 직권에 따라 면허취소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복지부 측도 의전원 학위가 사라질 경우 면허 발급 요건 자체에 하자가 생기기 때문에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교육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면 곧바로 면허 취소 절차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조민 입시비리 관련 경력 모두 허위로 인정…의전원 입학 취소?

앞서 지난달 27일 대법원 2부는 정 전 교수의 상고심에서 징역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1061만원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입시비리와 관련해 주요 쟁점이었던 ▲동양대 총장 표창장 ▲동양대 보조연구원 경력 ▲서울대 인턴 경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경력 ▲공주대 인턴 경력 ▲단국대 인턴 경력 ▲부산 호텔 인턴 경력 등을 모두 허위로 봤다. 

이에 따라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측도 입학취소 처분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8월부터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열어 입학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히 부산대의 경우도 앞선 지난해 8월 이미 조씨에 대한 입학 취소 예비행정 처분을 내렸다. 당시 박홍원 부산대 부총장은 "2015년 의전원 신입생 모집 요강을 보면 제출 서류의 기재 사항이 사실과 다를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대 입시 요강을 살펴보면 '기재 사항이 사실과 다르거나 서류의 변조, 대리 시험, 또는 부정행위 등은 불합격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입학 후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입학을 취소하고 졸업한 후라도 학적 말소가 가능하다. 

아직 부산대의 최종 결정이 남긴 했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상황에서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조씨의 의전원 입학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대 측은 이르면 이번주 내 2차 청문회를 진행하고 조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면허취소 규정에 의전원 입학 취소 내용 없어…관련 법 개정 주장도

그렇다면 의전원 입학이 취소된 이후 조씨의 의사 면허는 어떻게 될까. 취소 결정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지만 일각에선 의전원 입학 취소에 따른 면허 취소 법률 규정이 없어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현행 의료법(5조)은 의대나 의전원 졸업자에 한해 의사 면허 취득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의료법 65조 면허 취소 사유를 보면 '3회 이상 자격 정지 처분'이나 '면허 대여 행위',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시킬 경우' 등에 대해서만 면허 취소가 가능하다. 

즉 의전원 입학이 취소될 경우에 따른 면허 취소 규정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과 조명희 의원은 의료인 면허 취득 요건에 하자가 있을 시,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조민방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국회와 정부 측도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 입장이라 법안 통과 가능성도 점쳐진다. 

보건복지위원회 홍형선 수석전문위원은 법안검토 보고서를 통해 "해당 법안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의사 면허 발급 요건을 취득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국시에 합격한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하자가 있는 행정행위 취소와 관련해 법적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복지부도 복지위에 제출된 부처 의견에서 "면허 취득을 위한 요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자격 요건 하자로 취소 아닌 면허 무효…복지부도 "직권취소 염두 중"

그러나 법률 개정이 없더라도 의전원 입학 취소가 최종 확정되면 조씨의 의사면허가 박탈될 것이라는 의견이 법률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면허 취소사유가 없더라도 면허 취득을 위한 전제 조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면허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준래 변호사(김준래법률사무소)는 "명시적인 면허 취소 사유는 아니지만 이번 사안은 전제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면허 취소가 아니라 무효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의전원 졸업이라는 자격 요건이 사전에 유효하지 않기 때문에 면허도 입학취소와 동시에 효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복지부에서 면허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이는 면허 무효를 확인하는 의미의 절차에 불과하다"며 "이미 효력이 없는 무효 상태의 면허이기 때문에 조씨가 법원에 면허 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도 관련 법률이 없더라도 조씨의 면허 취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면허 취소는 조씨의 학위가 취소된 이후 추가적인 청문회 등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몇달 가량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관계자는 "의사 면허 발급 요건이 일단 의대나 의전원을 졸업하는 것이고 의학사나 석박사 학위가 있어야 의사 국가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며 "교육부에서 조씨의 학위를 취소할 경우 면허 발급 요건에 하자가 생겨 관련 법령이 없어도 복지부에서 면허를 직권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권 취소를 위해 현재 복지부는 교육부의 학위 취소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면허가 취소되기 위해선 청문회 등 취소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교육부에서 학위 취소를 하는데 걸린 시간 정도가 복지부에서도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씨는 현재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이 운영하는 한일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레지던트 지원 과정에서 명지병원과 경상대병원 응급의학과에 재차 낙방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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