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9.23 07:00최종 업데이트 19.09.2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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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아한의원이 만들고 롯데백화점이 판매한다던 물, 알고 보니 한약? “한약을 물로 둔갑시켜 소비자 현혹”

바른의료연구소, 보건소 민원 통해 '함소아워터랩 처방수' 광고 수정명령·행정처분 이끌어내

▲함소아한의원 함소아 워터랩. 자료=바른의료연구소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바른의료연구소 민원을 통해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함소아 워터랩'에서 판매하는 처방수가 실제로 물이 아니라 함소아한의원에서 제조한 한약을 달인 탕약으로 드러났다. 이에 관할 보건소는 롯데백화점과 함소아한의원에 의료광고 주체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이 아닌 광고게시물을 삭제하도록 했고, 먹는 물로 오인할 소지가 있는 기사와 광고에 대해 즉시 수정과 보완을 명령했다. 

23일 바른의료연구소는 최근 함소아워터랩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접하고 관할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한 결과를 공개했다. 함소아한의원은 의료기관 표시 기준을 어겨 함소아한의원이 아닌 '함소아워터랩'이라고 표기하고, 탕약을 물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현혹시킨 것이 문제였다.  

"함소아워터랩에서 판매하는 처방수는 물인가 한약인가, 실제 효과는 검증됐나"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터미널점에 개인별 맞춤 물을 판매하는 물 전문 매장 ‘워터랩’을 열었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한의원 프랜차이즈인 함소아한의원과 함께 물 메뉴를 공동 연구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워터랩의 물 메뉴는 여러 번의 필터링으로 불순물을 걸러낸 게 특징이다. 물속 미네랄 성분 비율도 인체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절했다. 필요에 따라 1 대 1 맞춤형 메뉴로 비타민과 포도당, 천연향을 추가할 수 있다. 

보도자료는 “함소아워터랩에서 판매하는 물 종류는 144가지다. 매장에 있는 전문가와 자신에게 맞는 물이 무엇인지 상담 후 구매할 수 있다. 위와 장의 기능을 도와주는 ‘위장수’, 코를 건강하게 해주는 ‘비염수’, 집중력과 두뇌 건강 촉진에 도움을 주는 ‘총명수’, 체중 조절과 변비 해결에 도움을 주는 ‘감비수’, 뼈와 근육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관절수’,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원기수’ 등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바른의료연구소는 해당 언론보도를 확인하고 한의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먹는 물 판매가 가능한지, 제대로 신고됐는지 등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연구소는 관할 보건소에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하며, 어떤 업종과 업태로 보건소에 허가받거나 신고한 것인지 등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연구소는 “함소아워터랩 동영상에는 원수 채취, 46종의 수질검사, 4회의 여과과정 등을 통해 순수 정제수를 얻고, 이 정제수에 칼슘, 마그네슘, 칼륨, 아연 등의 4가지 미네랄을 가미해 미네랄 발란스드 워터를 만든다고 한다. 여기에 진료를 통해서 우수한 한약재를 탕전해(우려내) 워터랩 처방수를 제조한다고 한다”라며 “그렇다면 이 워터랩 처방수의 정체는 한약인가, 아니면 먹는물관리법에 따른 먹는물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건강기능식품인가”라고 물었다.   

연구소는 의료법상 물과 동시에 한약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질의했다. 연구소는 “함소아워터랩은 롯데백화점과 함소아한의원 중 어느 업체가 운영하는 것인가”라며 “동영상을 보면 함소아워터랩 내부에서 접수하고, 워터랩 내부 한 켠에 있는 한의원에서 한의사로부터 진찰을 받고 한약재를 우려낸 원기수를 처방받는 장면이 나온다. 워터랩 매장 내부의 한쪽에 한의원이 있는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한의원을 개설할 수 있는 것인가“를 질의했다. 
 
연구소는 “숍인숍 형태의 한의원 개설은 워터랩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 워터랩에서 판매하는 물에 한약의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라며 ”이에 대한 보건소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했다.   

또한 연구소는 “함소아 워터랩 외부 간판에는 'HAMSOA WATER LAB 함소아한의원'으로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아닌 일반 물 매장 명칭과 의료기관 명칭을 함께 표시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먹는물관리법에 따른 먹는 물 중에 한약재, 미네랄(칼슘, 마그네슘, 칼륨, 아연), 비타민, 포도당 등을 혼합해 먹는 물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인가. 이렇게 판매하려면 식약처나 시도지사로부터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먹는 물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졌다. 연구소는 “워터랩에서 판매하는 위장수가 위와 장의 기능을 도와주는 효능이 입증됐는가. 비염수가 코를 건강하게 해주는 효능이 입증됐는가. 원기수가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효능이 입증됐는가”라며 “만약 이러한 효능들이 객관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것이 아니라면, 아주 심각한 불법 광고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보건소 "함소아워터랩은 함소아한의원이 개설한 의료시설, 워터랩처방수는 탕약" 
▲관할 보건소 민원 회신. 자료=바른의료연구소 

이에 대해 해당보건소 보건행정과는 연구소 관계자에게 민원 답변을 통해 “함소아 워터랩은 먹는 물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며 올해 4월 23일 개설한 함소아한의원 내 의료시설로 확인됐다. 워터랩 처방수는 함소아한의원에서 처방된 탕약으로 먹는 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함소아 워터랩 처방수는 먹는 물처럼 홍보했으나 먹는 물이 아니라 함소아한의원이 제조한 탕약이었다는 것이다. 

보건소는 “워터랩처방수(탕약)는 함소아한의원으로부터 조제 의뢰한 처방전에 따라 원외 탕전실 공동 이용 의료기관에서 조제한 탕약”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기관 명칭 위반도 인정됐다. 보건소는 “해당 의료기관의 명칭은 함소아한의원이지만, 확인 당시 명칭표시판에 신고된 명칭과 상이한 'HAMSOA WATER LAB 함소아한의원'으로 표시돼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한 행정처분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건소는 “의료광고 주체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이 아닌 광고게시물을 즉시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처방 탕약이 아닌 먹는 물로 오인할 소지가 있는 기사 및 광고에 대해서는 수정 보완하도록 행정지도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바른의료연구소 관계자는 “탕약을 마치 먹는 물처럼 둔갑시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라며 “즉시 수정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의 함소아 워터랩에 대한 홈페이지 안내는 중단됐으나, 관련 기사는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함소아워터랩 안내 사이트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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