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성분이라도 약효‧알러지 등 환자 부작용 다를 수 있어…의사 처방권 침해하지 말고 선택분업 고려를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의약품 대체조제를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냈다. 의협은 이 같은 입장을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로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대체조제에 대해 일부 환자들이 처방의약품과 성분함량, 효능, 품질 등이 다른 의약품으로 바꿔 조제하는 것으로 오인한다는 점을 감안해 ‘대체조제’를 ‘동일성분조제’로 변경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기존 대체조제의 경우, 약사가 처방 의사와 치과의사에게 직접 통보하도록 하던 것에서 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게 통보하고 심평원이 의사에게 해당 사항을 알리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러나 의협은 대체조제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의약품 처방이라는 점에서 개정안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의협은 "환자마다 성분, 함량, 제형이 같은 의약품이라고 하더라고 환자 몸에서 반응하는 약효와 알러지 등 부작용의 빈도가 다르다. 이런 차이점으로 인해 의사는 진료에서 환자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유전적 요소, 체질, 상태와 의약품에 대한 효능, 안전성을 다각도로 고려해 의학적 판단에 따라 최대의 약효를 볼 수 있는 의약품을 처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약사법 제27조에서도 동일성분, 동일함량, 동일제형을 가진 제품으로의 대체조제의 경우에도 사전에 반드시 처방 의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며 "동일성분이라도 제형이 다른 경우 순응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협은 "대체조제를 동일성분조제라고 명명하고 처방 의사에게 사후 통보하도록 하는 것은 의약품의 성분만 같을 뿐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는 약사의 임의 조제가 될 수 있다"며 "부작용 등 환자에게 건강상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 임의로 대체조제를 한다면 그 자체로도 의사 처방권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생물학적 동등성을 갖는 동일 성분 약품이라도 제조사와 제조과정, 원료, 첨가물 등에 차이가 있다"며 "안전성, 부작용, 발암물질 여부, 효능, 품질, 약효 작용원리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체조제가 증가할 경우 환자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의협은 해당 개정안이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의약분업 정책을 위배한 것으로 보고 오히려 환자가 약 조제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분업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의협은 "의사 등 의료 전문가에 비해 의학적 용어에 약한 환자를 호도하는 것은 의사와 환자간의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초래하고, 국민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는 의사와 약사의 역할을 분담한 의약분업의 위배다. 오히려 환자의 편의성과 의료서비스 만족도를 위해 선택분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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