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12.11 15:04최종 업데이트 18.12.11 15:12

제보

PA가 골수 채취·심장초음파하고 봉합까지 하는 상급종합병원 두 곳 검찰 고발

병원의사협의회, "불법의료행위 신고센터통해 면허 범위 넘는 행위 근절하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무자격자에 의한 불법 대리수술과 심초음파 보조인력 인증제 논란이 가중된 가운데,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가 불법의료 신고센터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2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 병원은 골수채취에 심장초음파를 PA에 의해 시행됐고 한 곳은 봉합 행위를 PA가 전담하도록 했다. 

병의협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면허 범위를 넘어서는 불법적인 PA 의료행위가 이슈화되면서 의료계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까지도 불법적인 PA 의료행위가 부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논란이 커지면서 지금까지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짐과 동시에 확산되고 있던 PA들의 불법적인 의료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까지 병원들의 불법행위를 묵인하고 방조해온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그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도 보건복지부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최근 PA 의료행위를 합법화 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또한 대한의사협회는 드러난 불법 PA 의료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고발조치를 하고 PA 의료행위를 지시하고 방조한 회원들을 징계해야할 의협은 모순적인 합의서를 발표했다. 이들에게 면죄부를 쥐어주면서 PA 합법화의 빌미를 제공하는 실책을 저질렀다"라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병의협은 심초음파 보조인력 인증제 추진 논란이 이슈화됐을 때 가장 먼저 이 문제를 분석하고, PA 의료행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올바른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큰 실망과 좌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병의협은 "정부와 의협은 불법 PA 의료행위 문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 오히려 불법을 합법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병의협은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런 행동의 일환으로 처음 시작한 일이 ‘진료보조인력(PA) 불법의료 신고센터’를 지난달 8일부터 개소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신고센터를 개소하면서 이 곳으로 불법 PA 의료행위가 신고되면 사실 관계를 확인헤 고발 조치까지 할 것임을 밝혔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불법 PA 의료행위에 대한 여러 제보가 있었다. 이 중에서 사실 관계가 비교적 명확하고, 행위의 불법성이 가장 심하다고 판단되는 두 병원의 케이스들을 우선적으로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일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병의협에 제보된 바에 따르면 A병원은 다양한 혈액 및 종양성 질환의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침습적 검사인 골막 천자를 통한 골수 흡인 및 조직검사를 의사가 하지 않고, 불법보조인력이 시행하고 있다. 병의협은 "골막 천자는 주로 골반뼈에 직접 구멍을 내고 기구를 삽입해 골수를 채취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때 천자 과정에서 골반내 장기들이 직접적으로 손상될 수 있는 위험이 있고, 시술 이후 어지러움증이나 통증, 출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합병증 발생 유무에 대한 시술자의 면밀한 주의를 요하는 시술"이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이런 위험한 침습적 시술을 의사가 하지 않고 진료보조인력들이 시행하는 것은 절대로 납득이 되지 않는 심각한 불법행위로 판단된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러한 어이없는 불법을 자행하는 것은 병원을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긴 환자에 대한 철저한 기망 행위이고, 사기 행위이므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또한 A병원 심장내과와 소아심장과에서 시행하는 심장초음파가 모두 간호사나 방사선사와 같은 PA에 의해 행해진다. 의사의 입회는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A병원 심장초음파실에서는 의사의 입회 없이 PA가 심장초음파를 시행한 후에 결과까지 입력하고, 의사는 추후에 형식적으로 서명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해야 할 초음파를 의사의 입회 없이 PA들이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이 때문에 고발을 통한 형사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다"이라고 했다. 

병의협 불법의료행위 신고센터에 접수된 또 다른 제보에 따르면, B병원은 수술실에서 이뤄지는 모든 봉합 행위가 의사가 아닌 PA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의협은 "모든 봉합 행위를 PA가 전담하는 수준이라면 PA의 수술 참여 범위도 매우 넓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최근에 논란이 돼 전국민적인 공분을 샀던 대리수술의 경우와 다를 바 없는 행위다. 이런 무자격자의 수술 행위가 상급종합병원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악질적인 불법 행위는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 병의협의 고발 조치 이후에 검찰과 경찰은 해당 병원의 CCTV 영상 및 관련 자료 확보를 포함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이번 고발을 통해 불법을 자행하고 묵인해온 두 병원의 관계자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만연해있는 불법 PA 의료행위가 근절되고, 대한민국에 올바른 의료 환경이 정착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병의협의 고발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병의협은 "앞으로 신고센터를 통해서 제보되는 사례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고발 조치를 해나가겠다. 이외에도 불법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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