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급락한 제약주가 당선 확정된 10일 대폭 반등했다.
10일 81개 업종 중 76개 업종의 주가가 일제히 오른 가운데, 제약주 역시 3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일 보다 7.98%나 올랐다.
전날 트럼프의 당선 유력 소식으로 4.41% 하락한 것과 대조되는 현상으로, 증권 애널리스트들도 "깜짝 놀랄만큼 반등했다"는 반응이다.
제약주 중 대한약품을 제외한 전 종목 주가가 올랐고, 대장주인 한미약품은 12.15% 올라 다시 40만원을 상회했다.
한올바이오파마(1만 4500원)의 상승률이 가장 큰 20.83%, 이어 한미사이언스(8만 7000원) 17.25%, JW중외제약(5만 2300원) 14.95%, 테라젠이텍스(5850원) 14.93%, 에이치엘사이언스(2만 8000원) 12.90%, 제일약품(6만 2300원) 12.25% 순이다.
이러한 상승률은 미국 증시의 반등 영향이 지배적이라는 분석과 함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해석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BNK투자증권 김현욱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어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걸로 예상했던 것 같다. 힐러리의 공약은 오바마케어(Obama care)를 계승하는 것이고, 오바마케어가 저가의약품 확대 및 후발국가인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제네릭에 수혜를 주는 것이니 힐러리가 당선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어제 급락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김 연구원은 "그런데 오늘 갑자기 오른 건 투자자들이 새로운 논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오바마케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미국의 빅파마들인데, 트럼프는 오바마케어를 부정하니 미국 빅파마들에게 호재이고, 이는 미국 제약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제약도 낙수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 손희권 연구원 역시 "힐러리는 빅파마의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를 반대한 반면 트럼프는 우호적이라 미국 제약업종에 대한 영향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면서 "트럼프 당선에 따라 미국 바이오주가 반등하면서 국내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보호무역 공약에 따라, 국내 자동차부품주가 하락하면서 제약주는 반대 효과를 입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현욱 연구원은 "다른 종목이 떨어질 때 항상 많이 오르는 게 제약바이오주"라고 말했다.
그럼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한국은 미국 수출 비중이 미미해 실질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박원용 연구원은 "2015년 한국 의약품 수출액은 29.4억달러, 이 중 미국행 의약품 수출액은 1.0억달러, 미국 수출 비중은 3.5%"라며 "즉 한국은 미국 수출 비중이 적어 트럼프 당선에 의한 실질적인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욱 연구원 역시 "국내 신약 중 미국에 제대로 진출한 건 아직 없다"면서 "때문에 미국 정책이 국내 제약업계에 실적상의 영향을 주긴 어렵다. 다만, 미국 제약바이오주는 유럽과 한국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만큼 큰 틀의 낙수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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