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03 07:03최종 업데이트 23.03.0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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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중심'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판 발간…국내 연구 근거 자료로 활용

권고문 2018년 23개→2022년 40개…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과 협업한 첫 성과물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위암학회가 2018년 이후로 4년 만에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 발간 소식을 알며 최신 지견을 담은 근거 중심의 가이드라인이 나왔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491개에 달하는 참고문헌의 메타분석을 토대로 기존 23개에서 40개로 권고문이 늘어난 가운데 학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진료와 교육의 툴이자 학술 연구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위암학회가 2일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위암진료가이드라인 2022, 근거중심 다학제 접근법(Korean Practice Guidelines for Gastric Cancer 2022: An-Evidence Based, Multidisciplonary Approach)' 영문 개정판 발간 소식을 알렸다.

이번 진료가이드라인 개정은 대한위암학회와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복부영상의학회, 대한  병리학회, 대한핵의학회에서 추천한 다학제적 전문 위원들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상근거연구팀  자문위원 등 40명 이상으로 구성된 가이드라인 제정 TF팀(총괄팀장 서울대학교병원 공성호, 세부팀장 충북대학교병원 한혜숙, 세부팀장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남수연)에 의해 이루어졌다.

491개 최근 임상 논문 메타분석해 근거 자료로 활용…진료‧교육‧학술적 활용 기대

기존 2018년 가이드라인에서도 수술, 내시경, 항암전신치료 등 다학제적인 위암 치료 방법 전반이 다루어졌으나 이번에는 내시경, 영상의학, 핵의학, 병리학적 진단에 관련된 내용이 보강되고 치료와 관련된 내용들도 최신 지견들이 추가됐으며 수술 후 환자 관리에 대한 국내 현황까지 아울러 위암환자 진료과정의 포괄적인 내용이 광범위하게 총망라됐다.

공성호 편찬사업이사는 "이번에는 기존에 2018년 23개 권고문에서 최근 문헌을 근거로 최신성을 보강해 총 40개의 권고문을 제시했다. 특히 관심이 높아지는 다양한 4기 위암에 대한 주제와 내시경절제술 적응증의 일부 변경, 면역항암제를 비롯한 최신 전신항암치료의 결과들을 포함한 최신 정보들이 반영됐다"며 "특히 현존하는 491개의 임상 논문을 메타분석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많은 연구들이 근거 자료로 들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각 권고문은 기반이 된 근거 문헌의 수준과 권고의 강도를 함께 제시하고 있으며, 특정 임상 상황에 따라 가능한 치료법들을 권고등급에 따라 실선과 점선 등을 이용해 표현한 치료 알고리즘 순서도로 요약해 쉽게 찾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공성호 이사는 특히 "학회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될 수 있도록 해 위암을 진료하는 1, 2, 3차 의료기관 의료진 뿐 아니라 전공의와 학생,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도움이 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사업은 마침 15개 학회, 21개 종양의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기 위해 2019년에 시작된 국립암센터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과도 협업한 첫 성과물이다.

이에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왕규창 사업단장은 "국가암진료가이드라인 사업은 질환 관리의 표준화를 통해 자원, 시간, 노력을 절감해 효율적 진료가 가능하도록 했고, 환자들에게 적기에 치료를 제공해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또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을 우려해 이루어지는 방어진료를 막고, 혹여 드물게 이상 케이스가 나타나더라도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왕규창 사업단장은 "진료 가이드라인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진료와 교육의 툴로써 교과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공의, 전임의가 포켓에 넣고 다니며 볼 수 있고, 인터넷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의 측면은 학술 연구적인 측면에서 다른 연구자들의 후속 연구에 디딤돌이 되는 측면도 있다"며 진료 가이드라인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을 넘어 세계 선두로…가이드라인 개발 위한 임상 연구 지원도 필요
 
(왼쪽부터) 대한위암학회 공성호 편찬사업이사, 한상욱 이사장, 김형호 회장

사실 그간 위암 분야는 일본이 세계의 선두에서 진료 가이드라인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활발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근거 기반의 한국형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감형호 회장은 "과거 인구당 위암이 제일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였다. 최근에는 2위로 조금씩 감소 추세다. 그 이유는 국가암검진에 내시경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1위는 일본으로 일본에서는 8번째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우리 나라 위암환자의 75%가 조기위암이기 때문에 치료방법에 있어서 내시경적 치료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그래서 일본이 간 길들을 파고들어서 세분화해서 알고리즘에 담았다"고 전했다.

이날 한상욱 이사장은 국내에서 근거 기반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 이사장은 "임상 연구를 하려면 재원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관련 제약 회사나 기구 업체 등을 통해 지원을 받거나 보건복지부 암 정복 사업 등을 통해 지원을 일부 받고 있다. 그런데 가이드라인을 만들려면 기업들이 관심 없는 임상 연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일본은 그런 분야에서 정부 지원이 든든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런 분야의 임상 연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진다면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위암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Gastric Cancer'에 2023년 1월 게재됐으며 대한위암학회 홈페이지에서도 공개됐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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