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가 의대증원을 철회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현재 의료계는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발표한 2000명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라는 참담한 의료 정책에 큰 실망과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전공의들은 1주일에 80시간, 36시간 연속 근무하는 혹독한 수련의 길을 스스로 택하고 감내하며 의학의 숙련과 환자 진료를 위해 정성을 쏟아온 미래 한국 의료를 이끌어갈 인재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가 제시한 정책이 실행되면 세계적 수준의 한국 의료가 빠르게 침몰하고,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하게 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의학의 길을 걷는 양심에 충실하고자 최후의 저항을 택한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그런데도 정부는 20일 2000명 의대증원 배정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리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국민들이 겪는 불편의 원인을 오롯이 의료계로 전가하고, 사직한 전공의들을 범죄자 대하듯 대하며 각종 행정 명령을 남발하고, 면허 정지나 법정 최고형 등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전공의와 학생들이 떠나온 자리로 돌아올 길은 요원해졌다. 일말의 희망을 걸고 기다려 온 길을 정부가 막아버린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우리 교수들은 학생과 전공의가 없는 대학과 병원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교수의 사직은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를 넘어 시간이 가면서 탈진하는 교수진들이 더 이상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볼 여력이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안 발표만으로도 이미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필수의료 분야 현장은 급격히 붕괴하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 되면 머지 않아 필수 의료 현장에서 의사를 만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폭발적으로 배출된 의사들이 사회에 진출할 시기가 되면 의료비 폭증도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모든 피해 상황은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는 또 ”의대 교육은 오랜 기간 실습 위주의 도제식 의사양성 교육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정부의 무모한 증원안은 1년 내로 많게는 몇 배씩 증원된 학생을 교육시키라는 주장이며 이는 의대교육의 본질조차 모르는 몰상식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당연히 의학 교육의 질은 급속히 저하될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많은 전공의들이 미국과 같은 의료선진국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재들의 해외 유출이 현실화 되면 대한민국의 필수 의료는 회생이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및 그 배정안을 철회하고 대화의 장을 열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혜를 모아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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