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화. 건강보험료 8% 상한선 폐지 논란
건강보험료는 공식적인 세금이 아니지만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준조세로 분류된다. 이 건강보험료는 무분별한 인상을 막고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급이나 소득의 최대 8%까지만 상한선을 두어 왔다. 이 상한선이 무너질 경우 국민들의 건강보험료가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44년만에 이 8% 상한선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내년 안으로 건보료율 상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건보료율은 소득의 6.67%인 반면 3년 전부터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일명 문재인 케어)를 시작으로 여러 선심성 퍼주기 정책으로 인해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면서 2026년에는 8%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8년 문재인 케어 시행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매년 건강보험료를 3.49%씩 인상하더라도 10년 안에 미래를 대비해 미리 쌓아뒀던 건강보험 누적적립금 21조원이 바닥나고 지출이 수입을 넘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말 그대로 수입의 수위를 넘어서는 지출의 홍수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이미 올해 1분기에만 건강보험 적자가 1조원에 육박했고 2분기 적자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강보험료 상한선 폐지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보건복지부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긋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 집중 낭비로 인해 적정 수위를 훌쩍 넘겨버린 지출의 홍수를 막을 방법은 없다. 돈이 땅에서 솟아나지 않는 이상 어떤 식으로든 국민들에게 낭비된 지출을 징수하는 수밖에 없다.
의료계는 정책 시행 전부터 이를 분명히 경고하고 국민들의 피해를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뻔한 예상을 모두 무시하고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 이 홍수의 피해는 현재와 미래 세대의 국민들이 입게 될 것이다. 더 무서운 점은, 한번 내리기 시작한 정책의 낭비는 멎지 않고 멈추게 하기가 정말 힘들다는 데 있다. 그래서 정책 시행 전에 정확하게 예측을 하고 수위 조절을 잘 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2020년 8월, 막을 수 있었던 홍수를 보는 우리의 마음은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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