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21 17:41최종 업데이트 23.09.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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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신경병증 환자들, 사전지식 있어도 막상 통증 생기면 당뇨병과 연관 못시켜

비아트리스 코리아, 글로벌 설문조사 발표…국내 환자, 증상 발현 후 내원·최종 진단까지 오래 걸려

스스로 자기 상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통증 동반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환자 5%에 불과

사진: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이 '의료진에게 듣는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비아트리스 코리아(Viatris Korea)가 9월 통증 인식의 달을 맞아 한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말레이시아, 멕시코 5개국 신경병증성 통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 963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21일 기자간담회 통해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 NeP)이 당뇨병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및 고충을 살피기 위해 마련됐다. 신경병증성 통증(NeP)은 신경의 손상 또는 비정상적인 신경기능으로 인해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만성 병적 통증이다. 신경병증성 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DPN)은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으로, 국내 당뇨병 환자 33.5%가 겪고 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환자의 43.1%가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painful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pDPN) 환자로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은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을 경험할 수 있다.

비아트리스 코리아 의학부 총괄 권용철 전무는 "설문조사 결과 진단 받기 전 당뇨병과 통증 간 연관성을 알고 있다고 답한 국내 응답자는 86%로 5개국 중 가장 높았다(글로벌 평균 61%)"면서 "반면 실제 초기 증상이 발현됐을 때 당뇨병으로 인한 통증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기존에 있었던 다른 증상(67%) 또는 노화로 인한 것(45%)으로 생각한 환자들이 많아 질환에 대한 지식과 실제 경험 간의 차이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환자들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진단받기까지의 소요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글로벌 평균은 응답자 대다수가 첫 징후 또는 증상이 나타난 후 4개월 이내 첫 진료를 받았다고 답한 것에 반해 한국은 6개월로 두달 늦었다. 5개국 평균에서 응답자 대다수가 초기 증상 발현 후 6개월 내 최종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국은 최종 진단까지 12개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진단받기 전 다른 질환으로 진료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국내 환자의 비중도 61%로, 5개국 평균치(43%)보다 높았다.
 
권 전무는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환자들의 감정 상태와 일상 생활 수행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설문조사에 응답한 글로벌 환자들의 절반이 해당 질환으로 인해 삶의 질이 ‘매우 또는 완전히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 환자들은 이보다 더 높은 73%가 질환으로 삶에 ‘매우 또는 완전히 영향' 받았고, 5명 중 3명은 질환으로 인해 직장에서 장기 휴가와 활동 등을 조정해야 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설문에 참여한 모든 나라의 환자 절반 가량이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해 전반적인 감정 상태(글로벌 52%, 한국 55%), 운동 능력(글로벌 52%, 한국 63%), 그리고 수면의 질(글로벌 9%, 한국 57%)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들은 다시 회복할 수 없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52%, 한국 52%). 특히, 국내 환자들은 통증으로 인해 장애가 생긴 것 같다고 느끼거나(61%), 통증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짐이 되거나 중요한 것들을 포기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각각 56%, 55%).
 
이처럼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한 통증의 영향이 심각함에도 국내 환자들은 질환에 대해 스스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환자 100명 중 5명(5%)만이 본인의 상태를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치이다(스페인 23%, 이탈리아 26%, 멕시코 35%, 말레이시아 13%). 국내 환자들은 차별에 대한 두려움(37%), 질환을 이해 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37%), 직장생활에서 불이익(36%)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은 '의료진에게 듣는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주제 발표에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만성적인 진행성 질환으로 만성 통증, 발 궤양, 발 감염을 비롯해 심하면 절단술까지 필요할 수 있고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증가한다"면서 "또한 말초신경병증으로 인해 자율신경병증이 동반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보고된다. 시간이 지나 신경병증이 심해지면 증상이 없어지기도 하는데, 합병증은 계속해서 진행된다. 시기적절한 진단은 돌이킬 수 없는 신경 손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통증은 매우 주관적이고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르게 표현된다. 예를들어 발이 시리고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는지 물었을 때 쿡쿡 찌른다는 느낌이 들었던 사람은 그런 증상이 없다고 답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 증상에만 의존하면 진단을 놓칠 수 있다"면서 "환자들이 증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설명해 적절한 치료를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2형 당뇨병 진료지침에서는 초진 환자에게 합병증 검사를 하도록 권고한다. 당뇨병 환자가 내원하면 신경병증 증상이 있는지 반드시 물어야 한다"면서 "현재까지 데이터를 봤을 때 말초신경병증은 약제로 예방 또는 지연시킬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치료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개국 평균적으로 5명 중 3명, 국내 환자는 54%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물리치료(37%), 국소치료제(36%), 건강기능식품(34%)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아트리스 코리아 마케팅 총괄 임현정 전무는 "비아트리스 코리아는 질환 인식 제고와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신경병증성 통증의 만성화 예방을 위한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 중이다"면서 "앞으로도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의 조기 진단 및 치료 중요성을 전달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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