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11 19:49최종 업데이트 20.12.1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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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약침이 말기암 치료 효과 있다고 거짓말"...한의사 사기죄+의료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

"신의료기술평가나 안전성·유효성 자료 없어...약침은 한의학 아닌 정맥주사라 의료법 위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재판장님, 저는 재판이 진행되는 6년이란 시간 동안 산삼약침이 말기암에 좋다는 피고인 B한의사의 상술에 속아 억울한 죽음을 당한 아버님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여러 피해자들이 더 있지만 전부 단 한 마디의 사과도 듣지 못했습니다. B한의사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은 서울 요지에 건물까지 세우면서 하루하루 번창을 하고 있는 모습에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산삼약침 피해자 유족)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0일 산삼약침 치료로 피해를 입고 사망한 환자의 유족 A씨가 제기한 형사소송에서 B한의사에게 사기죄로 징역 1년과 의료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으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2012년 간암 말기로 진단받은 부친의 치료를 위해 서울의 한 한방병원(당시 한의원)을 찾았다. 해당 한방병원은 "산삼에서 추출한 진세노이드 성분으로 제조한 약침을 정맥으로 투여하면 항암 효과가 있다. 실제 완치 사례가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3개월간 4250만원의 치료비용을 썼지만 환자의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환자는 다시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암이 전신으로 퍼졌고 기대수명이 1~2개월에 불과하다는 소견을 확인했다. 결국 A씨의 부친은 산삼약침 치료가 끝나고 2개월 후 사망했다. A씨는 B한의사를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2013년 8월에 접수돼 2014년부터 진행됐다. 앞서 올해 11월 진행된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A씨가 B한의사로부터 승소, 부당이득금 및 지연손해금 6250만원을 지급받기로 했다. 

3개월에 걸쳐 말기 암 환자 치료비용 4260만원 소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건은 2012월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간암 말기판정을 받은 부친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B한의사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의 홈페이지를 보게 됐다. 

A씨는 형사 재판 직전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당시 한방병원 홈페이지에는 각종 말기암 환자들이 자체 개발한 산삼약침으로 완치됐다는 사례들이 수십개 올라와 있었다. 또한 호전사례에는 암 크기가 모두 줄어들었다고 영상 사진을 올리면서까지 광고하고 있었다”고 했다. 

A씨는 말기암 치료에 희망을 갖고 하루라도 빨리 부친에게 치료법을 시행하기 위해 예약을 하고 한방병원을 찾았다. 

A씨는 “한방병원을 방문한 첫날 B한의사는 부친의 MRI사진을 보더니 비슷한 유형의 환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제조한 산삼엑기스를 정맥에 투입하면 암세포가 점차 줄어 그 효과는 3개월 정도 지나면 나타난다고 이야기했다”라며 “단지 비용이 좀 고가이기는 한데, 치료를 원한다면 적절한 시기에 잘 찾아왔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한의사가 완치된 사례도 제시하며 자신있게 산삼약침 치료 방법을 언급했다. 모친과 상의한 끝에 한의사의 말을 믿고 어떻게든 부친을 살리고자 치료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A씨는 3개월 동안 부친의 치료비 명목으로 2376만원, 입원대용 숙박비로 420만원을 소요해 1차 치료비 등으로 합계 2796만을 지출했다.

집중치료를 한지 3개월이 지난 같은 해 9월쯤 B한의사는 부친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더니 암세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제부터는 완급 조절을 하면서 3개월간 추가 진료를 하고 추이를 지켜보자고 했다. 

A씨는 다시 한의사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1044만원, 입원대용 숙박비로 420만원을 합쳐 2차 추가 진료비 등을 합계 1464만원을 지출했다. 이에 따라 1차와 2차 전체 치료비 지출은 4260만원에 달했다. 

A씨는 “산삼약침 치료에도 불구하고 부친은 외관상 계속 야위어가는 등 차도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대학병원 담당 전문의를 만나 재검진을 하니 이미 암이 온몸으로 전이됐고, 앞으로 2개월 정도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대학병원에 약 6개월 동안 있었던 한방병원의 치료 과정을 자세히 이야기하니, 간이 암으로 덮여 있어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산삼엑기스 같은 액체를 주입하면 급속도로 간이 상해져 더이상 치료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후 부친은 의사의 이야기대로 약 2개월 후 세상을 뜨게 됐다”고 했다. 
 
A씨는 “겨우 슬픔을 잊고 살아가던 중 B한의사의 한방병원에서 고액의 약값으로 받은 산삼엑기스가 전부 성분이 없는 허위로 드러났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 완치 사례도 사망한 환자임에도 마치 한방병원에서 치료받아 완치됐다고 사기를 쳤다고 했다. 오로지 성분도 없는 고가의 약값을 말기암 판정을 받은 환자 및 가족을 상대로 애절함과 긴박함을 이용해 거금을 편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실형 1년 6개월 선고, 사기죄에 정맥주사 의료법 위반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B한의사에게 사기죄 명목으로 징역 1년, 의료법 위반 명목으로 징역 6개월 등 총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삼약침은 저가의 산양삼을 원료로 한 것으로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들어있지 않았다. 말기암 환자에게 혈관 투여했을 때 약효도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B한의사는 말기암 환자와 그 가족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마치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거짓말해서 고가의 시술료와 처치료를 챙기기로 마음 먹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호전 사례를 제시했다. 이 같은 명목으로 환자에게 거액을 편취했다”고 했다. 

또한 재판부는 추가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와 거짓광고의 의료법 위반으로도 B한의사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증거기록으로 채택한 보건복지부 회보에 따르면, 약침요법은 '한의학 고유의 침구이론인 경락학설을 근거로 한약에서 추출한 약침액을 압통점, 경락, 경혈점 등에 주입해 침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방 의료행위다. 복지부는 한방원리에 의하지 않고 정맥에 주사하는 행위는 한의사의 면허 범위 내 의료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재판부는 “약침요법은 100cc 내외의 다량의 약침액을 링거방식으로 정맥에 주입하는 시술로서, 이는 한의학적 침술이 아닌 오로지 약물에 의한 효과만을 시도하는 것이다. 한의학의 원리에서 벗어났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한의사가 약침액에 대해서도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평가를 받았다거나 별다른 안전성, 유효성 인정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라며 “정맥주사는 허용되지 않는 시술이므로 간호사의 정맥주사 시술행위를 B한의사가 지도·감독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분명히 했다. 

거짓 또는 과장광고 의료법 위반에도 해당한다는 판결도 나왔다. 암 세포만 죽이고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놀라운 표적 항암치료로 생존율을 높인다고 광고한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해당 한방병원은 산삼약침이 암전이 퇴축 효과, 림프구 증가, 면역세포수 증대 효과, 신장암에 효과적, 임파전이로 인한 임파절 크기를 정상화, 자궁 및 난소에 생긴 종양 치료, 암전이 억제 효과, 뼈 조직 재생 효과, 종양세포 성장 억제 등의 효과를 홈페이지에 제시했다. 

재판부는 "28개 호전사례는 다른 부위 비교사진이거나 사진만으로는 호전 여부를 알수 없었다. 오히려 악화된 사진이어서 호전사례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라며 ”피고인은 홈페이지에 산삼 약침이 마치 암 치료효과가 있는 것처럼 게재해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의 의료광고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2013년도부터 피해자 대리를 맡아온 법무법인 지우 장성환 변호사는 "피고인 측은 산삼약침이 말기암 환자의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환자들을 현혹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논문을 근거로 제시하며 산삼약침의 효과를 주장하고 혈맥약침이 정당하다는 주장도 했다"라며 "그러나 재판부는 암치료 효과에 근거가 없고 모든 것이 사기라고 판단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늦게나마 올바른 판결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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