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확대 근거 글로벌3상 LASER301 결과 분석…조욱제 사장 "급여 전까지 EAP 프로그램 시행해 원하면 무상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렉라자정(성분명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일수화물)이 3세대 표적치료제를 비롯한 다른 폐암치료제 대비 예후가 좋지 않은 L858R 변이를 비롯해 뇌전이, 아시안, 한국인에서의 높은 효능이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차에서 1차치료제로의 적용 범위 확대가 이뤄졌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는 10일 유한양행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이하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1차 치료 허가를 기념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허가 확대의 근거가 된 LASER301 임상 3상시험 결과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 30일 렉라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로 확대 허가됐다. 이로써 렉라자는 EGFR 돌연변이가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처방이 가능해졌다.
1차 치료 허가 근거가 된 LASER301 임상시험은 13개국 96개 기관에서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돌연변이(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393명(아시아인 258명(한국인 172명), 비아시아인 13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는 게피티니브 투여 대비 렉라자 투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다국가 임상 3상 시험이다.
이날 조병철 교수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다른 표적치료제 대비 뇌전이 환자, 아시안에서의 유의미한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조 교수는 "폐암은 암 발생률 증가가 가장 높은 암이다. 더욱 문제는 조기검진 확대와 EGFR 돌연변이 발견, 3차 치료제 개발등에도 불구하고 예후가 좋지 않은 실정이다"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폐암신약 렉라자가 2차에 이어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것은 글로벌 임상에서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1차치료 허가의 근거가 된 이번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전체 렉라자 투여군에서 1차 평가변수인 시험자 평가 기반 무진행 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20.6개월로, 게피티니브 투여군(대조군)의 결과인 9.7개월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했다(위험비(HR) 0.45, 95% 신뢰구간(CI) 0.34-0.58, p<0.001)"면서 "무엇보다도 EGFR 돌연변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엑손19 결손, L858R 모두에서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L858R 변이는 기존 1,2,3세대 표적치료제 모두에서 환자의 아웃컴이 좋지 않았다. 즉 효과적인 약제가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렉라자는 엑손19결손(위험비 0.46 95%CI, 0.33-0.65)은 물론 L858R(위험비 0.41 95%CI, 0.27-0.62)에서 더 예후가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EGFR 돌연변이형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 결과, 엑손19 결손 돌연변이(Ex19del)를 가진 환자군에서 시험자 평가 기반 렉라자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20.7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10.9개월이었다(HR 0.46).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를 가진 환자군에서는 렉라자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17.8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의 값은 9.6개월로(HR 0.41) 돌연변이에 관계 없이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EGFR 표적치료제 단점 중 하나인 아시안·비아시안 간 효과 차이를 극복, 아시안과 한국인에서의 무진행 생존기간이 그 어떤 약제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실제 아시아인 환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렉라자 투여군은 시험자 평가 기반 PFS 중앙값이 20.6개월로 게피티니브 투여군의 결과인 9.7개월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HR, 0.46; 95% CI, 0.34 to 0.63).
조 교수는 "지속적으로 다른 치료제 대비 렉라자의 우수한 효능을 강조해왔고, 이로 인해 타그리소와의 직접 비교가 가능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직접적인 헤드투헤드 비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레이저301연구와 기존 퍼블리시 데이터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미세한 차이지만 렉라자가 더 우위에 있다"면서 "임상시험에서는 미세한 수치 차이지만, 이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환자를 볼 때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L858R 변이는 매우 예후가 좋지 않은데도 효능이 높은 점과 한국인에서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는 부분은 경쟁 상대인 기존 3세대 치료제보다 좋다고 맹신할 수밖에 없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아시안은 물론 한국인에서의 항종양 효과 확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는 LASER301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한국 환자 대상 렉라자 치료 혜택을 언급했다.
강 교수는 "LASER301 임상에는 총 172명의 한국 환자가 포함됐고 이중 3분의 1은 임상 시작 전 이미 뇌전이가 있는 상태였다. 임상 결과, 게피티니브 투여군(대조군)에서 시험자 평가 기반 PFS 중앙값은 9.6개월이었던 반면, 렉라자 투여군은 20.8개월로 나타났다(HR, 0.41; 95% CI, 0.28 to 0.60, p<0.001)"고 밝혔다.
이 같은 렉라자의 유의미한 PFS 혜택은 뇌전이 환자 하위그룹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안전성 데이터 역시 이전에 보고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다고 부연했다.
강 교수는 "3세대 EGFR TKI 중 다수의 한국 환자를 임상에 포함해 치료 혜택을 확인한 것은 렉라자가 처음"이라며 "국내 진료 현장을 잘 반영한 옵션이 치료 선택지에 추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인 환자에서 엑손19 결손 돌연변이(Ex19del)를 가진 렉라자 투여군의 시험자 평가기반 PFS 중앙값은 약 2년(23.3개월, 95% CI, 17.8-26.7) 정도였고,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를 가진 환자군에서는 렉라자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17.8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의 값은 9.6개월로(HR 0.36) 글로벌 전체 환자와 동일하게 EGFR 돌연변이 종류에 관계없이 일관성 있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EAP 프로그램으로 환자들 경제적 부담 절감에 기여"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은 "유한양행 97년사 오픈 이노베이션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렉라자의 국내 1차 치료 승인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드디어 렉라자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치료 패러다임을 커버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이 개발하고 연구한 국산 신약으로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당당히 도약하겠다. 앞으로도 유한양행은 렉라자와 같은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는데 몰두할 뿐 아니라 숭고한 창업자 유일한 박사 정신을 바탕으로 환자와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기 위해 공헌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공헌에 중점을 두는 기업으로서 1차치료제로 사용을 희망하는 환자 전부에게 건강보험 급여 처방 가능 시점 전까지 무상으로 약제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인도적 차원의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EAP)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말부터 폐암환자들이 국회, 보건복지부 등을 통해 EGFR 3세대 폐암치료제 높은 약가로 인해 치료에 제한이 있다는 민원이 이어지면서, 보다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빠르게 치료제를 접근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경쟁규약 위반 여부를 대해 검토했으나, 컴플라이언스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열홍 사장은 "EAP는 혁신신약 개발시 시판 허가 전까지 환자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앞서 2차 치료제로 허가때도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치료제를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조병철 교수는 "현장에서 환자치료를 하는 의사로서 EAP는 환자에게 매우 유용한 제도다. 기존에 약제가 없어서 치료를 못하는 환자, 효과적인 약이 없는 환자 등의 요청에 의해서 시행하는 것으로, 병원, 의사들은 연구비 지원 없이 업무로딩이 증가함에도 환자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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