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SK, 매일 경구제 복용에서 2개월 주기 유지 주사요법으로 HIV 치료 여정의 새로운 옵션 제공
사진: (왼쪽부터) 한국GSK 의학부 구교승 이사,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최재필 교수,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 한국GSK HIV사업부 양유진 전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그동안 사용돼온 경구용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제는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뛰어남에도 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 매일 복용에 따른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치료 부담 높아 미충족 수요가 높았다. 그런데 최근 2개월 주기 유지 요법 기준으로 1년에 6번만 투여하면 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나오면서 HIV 감염인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HIV 감염인 10명 중 9명 기존 치료제보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SK가 17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 보카브리아(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와 레캄비스(성분명 릴피비린) 주사요법의 국내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 병용요법은 2022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바이러스학적으로 억제돼 있고 ▲치료 실패 이력이 없으며 ▲카보테그라비르 또는 릴피비린에 알려진 또는 의심되는 내성이 없는 성인 환자의 HIV-1 감염 치료요법으로 승인됐다. 4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됨에 따라, 국내 임상현장에서도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국내 HIV 치료 환경 및 HIV 감염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임상적 가치'를 주제로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최재필 교수와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가 연자로 참여해, 국내 HIV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의 임상적 혜택 및 국내 출시 의미를 공유했다.
첫 발표를 맡은 최 교수는 HIV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 인한 치료의 어려움, 기존 치료에도 지속되는 치료 미충족 수요와 함께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기대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HIV는 에이즈(AIDS)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로, HIV가 몸 속에 침입해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감염인의 면역세포 수가 일정 수준 미만이 되면 에이즈로 이행된다. 과거에는 HIV 치료를 위해 하루에 수십 개 치료제를 복용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1일 1회 복용하는 단일 정제 경구 요법이 등장해 치료 편의성이 향상됐다. 그럼에도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 정해진 복용시간에 대한 부담, 여러 약제를 복용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의학적 문제 등 치료 미충족 수요가 남아 있다.
최 교수는 "HIV는 다양한 치료제 발전으로 바이러스가 효과적으로 억제됨에 따라 이미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이 됐고, 감염인의 기대수명은 비감염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했다"면서 "더욱이 감염인들이 6개월 이상 규칙적으로 치료제를 복용하면 바이러스가 검출불가 상태에 이르러 타인에게 성접촉을 통해 HIV를 전파시키지 않는다. 이를 ‘U=U’ (Undetectable = untransmittable, 검출불가=전파불가)로 천명하고 있다. 이에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전 세계 HIV/AIDS 대응을 위한 바이러스의 효과적인 억제인 95-95-95목표를 넘어 HIV 감염인의 삶의 질 개선을 함께 고려하고 있고, 여기에 'HIV 감염인 삶의 질 향상'을 네번째 95% 목표로 추가해야 한다는 안도 제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렇게 HIV 치료 상황이 달라졌음에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HIV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낙인이 만연하며, 감염인 스스로가 갖는 내재적 낙인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HIV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감염인의 치료 순응도에 영향을 미쳐, 많은 감염인들이 적극적인 조기 치료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임은 물론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면서 "이는 기존 경구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의 특성상 복약 순응도와 삶의 질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여전한 이유로 이어진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HIV 감염인은 원치 않은 감염 사실의 노출 방지를 위해, 감염 사실 및 HIV 치료제를 숨기거나 심지어는 치료제 복용을 거르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내 HIV 감염인 단체 러브포원이 HIV 감염인 1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인 '2024 HIV 치료제에 대한 HIV 감염인의 인식조사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해당 조사에서 감염인들은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주요 어려움으로는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 의식(주변 사람들이 HIV 감염사실을 알게 될까 두려움)(73%) ▲매일 정시 복용하거나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등 복용 방법의 불편함(53%) ▲HIV 치료제를 복용할 때마다 감염 사실이 상기되어 우울감이나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점(51%) 등을 꼽았다.
최 교수는 "국내 HIV 감염인들은 HIV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심리적 부담감을 크게 느끼는 편이다. 이 때문에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보다는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최초 개시 요법으로 2개월 동안 매달 1회씩 주사 후, 유지요법으로 2개월에 1회씩 투여해 기존 경구제 대비 치료 간격을 늘린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은 국내 HIV 감염인에서 감염 사실 노출에 대한 불안을 낮추고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로 인한 일상의 불편과 걱정을 해소해, 높은 치료 순응도와 치료 만족도를 제공하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김 교수는 임상연구 결과를 통해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의 임상적 혜택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는 "국내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HIV 치료 시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에서 적은 빈도로 투약하는 것'에 대한 니즈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SOLAR 임상연구를 통해,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은 3제 경구제(BIC/FTC/TAF) 대비 치료 12개월 시점에 비열등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였음은 물론 기존 경구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음에도 ▲치료제를 매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점(85%) ▲편리함(83%) ▲감염 사실을 매일 상기할 필요 없음(61%) ▲타인에 감염 사실 노출 걱정 없음(59%) 등의 이유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으로 치료받은 감염인의 90%(382/425)에서 기존 경구제보다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 치료를 선호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 3b 상 임상연구(FLAIR, ATLAS-2M 3b 상)에서 한국 HIV 감염인 16 명을 포함한 아시아 HIV 감염인(n=41) 참가자의 자료 분석에서도 치료 96주차에 참가자의 83%(n=34/41)가 바이러스 억제(HIV-1 RNA<50 copies/mL)를 유지했으며 정의된 바이러스학적 실패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국내 HIV 감염인에서 역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이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최근 급여가 적용된 만큼 감염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로 치료 옵션을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은 ATLAS 및 FLAIR 임상연구를 통해, 장기지속형 HIV 주사 투약 방문에 대한 높은 순응도도 확인했다.
ATLAS는 HIV-1 바이러스 억제 상태를 유지하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기존 경구제를 평가한 임상연구다. 그 결과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환자는 48주 시점에서 97%였으며, 96주 시점에서는 조사에 참가한 모든 스위칭 치료군 참가자가 기존 치료제보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FLAIR 연구에서는 ART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3제요법(DTG/ABC/3TC) 대비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스위칭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에서 HIV 감염인들은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해 높은 치료 만족도를 나타냈고, 48주 차에는 참가자의 91%가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한국GSK HIV 사업부 양유진 전무는 "2개월 주기 유지 주사요법 기준 연 6회 투여로 기존 매일 복용 경구제 대비 감염인의 치료 편의성과 삶의 질을 개선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이 최근 급여 적용으로 본격 출시되며, 국내 HIV 치료 여정에도 새로운 옵션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면서 "'어떠한 HIV 감염인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목표 아래 HIV 치료 패러다임을 선도해온 GSK는 2제 요법 도바토에 이어 장기지속형 HIV 주사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주사요법까지 HIV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앞으로도 GSK는 HIV 감염인을 위해 효과적인 치료제 공급은 물론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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