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1.14 12:41최종 업데이트 21.01.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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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최종판결문, 대웅제약·메디톡스 또다시 엇갈리는 해석

'균주 논쟁 종결...메톡 허위증언'vs'유전자 분석으로 대웅 부정 밝혀'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결정 전문이 공개됐으나, 여전히 하나의 판결문을 두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ITC가 메디톡스의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최종 판단해 균주와 관련된 메디톡스의 주장을 일축했다고 14일 밝혔다.

ITC의 최종 판결문에 따르면 보툴리눔 균주가 과거부터 연구원들 사이에 자유롭게 공유됐을 뿐만 아니라, 메디톡스가 균주를 취득함에 아무런 대가를 지급한 바 없고 균주에 어떠한 개량도 한 적이 없어 균주는 메디톡스의 영업기밀로 보호될 가치가 없는 것으로 봤다.

또한 메디톡스는 SNP 균주 분석 결과를 토대로 대웅이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많은 전문가들이 SNP 분석방법에 한계 및 오류가 있고 16s rRNA 차이 등을 근거로 이를 반박하고 있다. ITC 결정문 역시 분석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결국 균주를 도용했다는 증거가 없고 이는 잘못된 추측에 의한 것이라는 최종판결에 따라, 공정기술 침해 관련 ITC의 결정이 명백한 오판임을 연방항소법원에서 입증해 모든 오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균주도용과 관련해 메디톡스가 제기했던 한국 진정 사건, FDA 청원, 미국 캘리포니아 소송 등은 모두 기각됐다. 메디톡스가 내건 30억원 현상금에도 아무 소득이 없었으며, 수백억원을 들인 방대한 증거조사절차(디스커버리)를 진행한 이번 ITC 판결도 마찬가지로 관련 혐의가 기각됐다"면서 "메디톡스의 균주관련 주장이 억지임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메디톡스 균주 출처가 가장 불명확...영업비밀이라는 공정도 범용기술에 불과"

균주 기원의 정당성을 따지자면 메디톡스의 균주 출처가 가장 불명확하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은 "전 식약청장 양 모 씨가 미국에서 귀국 시 균주를 몰래 가져왔고 이를 정현호 씨에게 양도했다고만 주장할 뿐, 그 진술의 진위는 물론 균주의 정당한 권리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또한 절대 포자가 형성되지 않아 자연에서 발견할 수 없는 슈퍼균주라고 주장하다가 어느 순간 말을 바꿔 메디톡스가 식약처에 신고한 내용과는 달리 포자가 형성된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주장 자체로 신뢰하기 어렵고 의혹만 가득하다. 더 이상의 허위 주장을 중단하고, 자신들 균주의 정체와 그 권리의 근원에 대해 먼저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메디톡스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공정 역시 수십년전부터 공개된 범용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 공정기술은 이미 수십년전 공개된 논문에 나와 있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 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관련분야 종사자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면서 "오히려 메디톡스의 퇴사자들은 공익제보를 통해 ‘메디톡스가 다른 회사의 기준 및 시험법 자료를 베껴 식약청에 제출했다’고 폭로했다"고 밝혔다.

이어 "ITC는 메디톡스의 누군가가 공정기술을 대웅제약에 넘겼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단순히 일부 공정이 유사하고 개발기간이 짧다는 이유를 들어 침해를 인정하는 부당한 판단을 내렸다"면서 "공정기술은 어느 회사나 일부 유사성을 띌 수밖에 없고, 오히려 대웅은 데톡 공정 보다 많은 부분에서 진보돼 있다. 이에 대한 증거가 있어도 이를 고려치 않는 판결은 ITC가 편향된 결론을 내렸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개발기간으로 따지면 연구소 설립으로부터 6개월만에 특허를 출원한 메디톡스가 균주 동정 이후 특허 출원까지 3년 2개월이 걸린 대웅제약보다 훨씬 더 짧다. 제대로 된 연구인력조차 없었던 시기의 메디톡스야말로 누군가의 기술을 도용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짧은 기간 내에 공정을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존 공정을 답습한 메디톡스 기술을 도용할 이유조차 없고, 메디톡스 기술은 타사 기술자료를 베끼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규모 품질불량, 허가취소 사태가 이어져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메톡과 달리 대웅은 특허 받은 고순도 ‘하이 퓨어 테크놀로지’ 공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보툴리눔 톡신 개발업체 중 아시아 최초로 가장 까다롭다는 미국 FDA 승인까지 획득했다"면서 "이런 객관적 사실을 무시하고 메톡 기술을 도용했다고 판단한 ITC결정은 엘러간의 반독점 행위를 보호하려는 억지 결론으로, 이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번 ITC 소송 자체의 오류도 지적했다. 한국 기업의 영업비밀을 다루는 사건으로 애초에 미국의 행정기관이 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며, 실제 소송은 메디톡스임에도 ITC가 자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엘러간이 피해자로서 소송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웅은 "메디톡스와 엘러간과의 계약은 액상제제 기술수출 계약으로, 건조분말제형인 대웅제약의 나보타와는 처음부터 아무 관련이 없다. 게다가 액상제제인 이노톡스는 이미 식약처에서 허가자료 조작으로 품목허가 취소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그간 다른 경쟁사들을 음해하는 데만 집중하면서 허위주장을 반복하는 메디톡스에 대해 연방순회법원 항소나 국내 재판과정에서 메디톡스의 거짓이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메디톡스 "대웅이 부정하게 균주 취득한 것이므로 범죄 해당"

반면 메디톡스는 ITC 최종결정문에 대웅과 에볼루스의 도용 혐의가 밝혀지면서 대웅의 범죄 행위가 드러났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최종판결을 바탕으로 대웅과 에볼루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한국명 나보타)를 미국에 21개월간 수입할 수 없게 됐다.

메디톡스는 "ITC위원회의 판결 전문에서 ‘유전자 자료는 사실상 확실한 증거이며, 이를 토대로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됐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혀 대웅이 메디톡스 균주를 도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대웅이 오랜 기간 한국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ITC 조사 과정에서는 자신들의 균주를 어디에서 취득했는지 전혀 밝히지 못했다"고 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은 예비판결 이후 ‘엘러간 균주에 대한 접근 요청을 했으나, 행정판사가 이를 거절했다’며 ‘예비판결이 명백한 오류’라고 주장했으나, ITC위원회 전문에 '대웅이 균주의 유전자 검사와 관련된 증거들을 왜곡했고 엘러간 균주에 대한 접근 요청을 하지도 않았다'고 밝히면서 대웅의 막무가내식 주장을 꼬집었다"면서 "메디톡스의 제조공정 기술 도용에 대해서도 의심의 여지 없는 대웅의 명백한 범죄행위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을 도용했고, 그 산물이 ‘주보’(한국명 나보타)라는 진실이 미국 정부기관의 공정한 판결로 마침내 밝혀진 것"이라며 "대웅은 유죄가 확정된 이후에도 자신들의 승리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지만, 74페이지에 달하는 판결 전문이 공개되면서 대웅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로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또한 "판결문에 대웅의 결백을 지지하는 내용이 없다는 점은 대웅의 범죄행위가 얼마나 명백하고 확실한지 증명된 것으로, 대웅이 ‘한국의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했다’는 거짓말로 대중과 정부당국을 농락한 것"이라며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도 ITC와 동일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메디톡스는 "대웅의 범죄 혐의를 낱낱이 밝혀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 공정의 사용 금지 및 권리 반환을 요청할 것이며, 이미 생산되었거나 유통중인 제품의 폐기와 합당한 배상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비록 메디톡스의 균주가 영업 비밀이 아니라는 위원회의 판단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설사 영업비밀이 아니라 하더라도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대웅이 도용할 자격은 없기 때문에 대웅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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