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1.26 13:36최종 업데이트 21.11.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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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시험 ‘커트라인’ 적용에 우려? “최소 기준 필요해”

올해 필기시험부터 40점 미만은 불합격…전공의 충원 우려있지만 '필요' 의견 지배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올 12월로 예정된 레지던트 필기시험부터 커트라인 점수가 최초로 적용되면서 그 여파를 두고 의료계의 관심이 쏠린다.
 
기존에도 전공의 미달로 골머리를 앓아왔던 지방 수련병원이나 비인기과들의 경우 전공의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오지만, 최소한의 기준인 만큼 별 무리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26일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공고한 2022년도 전공의 모집 계획에 따르면 레지던트 1년차 필기시험은 12월19일에 진행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이전과 달리 커트라인 점수가 적용된다. 복지부는 지난 4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필기시험 성적이 총점의 4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전공의 임용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그간 필기시험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레지던트 임용은 인턴근무 성적과 필기시험, 면접∙실기시험 접수를 합산해 결정되는데, 필기시험 성적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합격하는 사례들이 적지않게 발생해왔다. 이에 필기시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최소 합격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병원계에선 전공의 부족에 허덕이는 지방 소재 수련병원들과 비인기과들을 중심으로 우려도 제기됐다. 힘들게 확보한 전공의가 자칫 필기시험 기준을 맞추지 못해 불합격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대한병원협회는 개정안 입법예고 당시 복지부에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하며, 필기시험 최소 합격선 설정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일선병원에서 전공의 수련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은 해당 기준이 수련병원에 미치는 여파는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기준 자체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레지던트 필기시험에서 총점 40% 미만의 성적을 받은 응시자는 0.3%(1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의 A 교수는 “전공의 충원이 어려워질 수 있단 일각의 우려가 이해는 되지만, 40점이라는 기준은 공부만 하면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정도”라며 “시험에 보다 진지하게 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공의 교육 내실화 일환으로써 필요한 제도라는 주장도 있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B교수는 “전공의 주 80시간 실시 이후에 임상 현장에서 수련 교육이 거의 무너진 상태”라며 “그런 측면에서 필기시험을 통해서 기본적 역량이라도 갖춘 레지던트를 뽑는게 맞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C 교수 역시 “비인기과가 어렵다고 해서 실력이 없는 의사들까지 합격시켜 일할 수 있도록 하는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불합리하게 옥죄는 수단이 돼선 안되겠지만 최소한의 소양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점에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인턴들이 필기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D 교수는 “수련병원이 전공의 확보가 어렵단 이유로 이정도 기준조차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하는 건 욕심이 과한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인턴들 입장에서 시험 준비를 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평가의 당사자인 전공의들 역시 커트라인 적용 필요성에 동의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여한솔 회장은 “제도의 취지는 최소한의 역량을 유지해달라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부분 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전문의 과정을 밟게 된다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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