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11.05 07:23최종 업데이트 25.11.0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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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제 임상시험 어떻게 설계할까…美 연구팀, FDA와의 협업 과정 공개

FDA CBER, "과학적 발전 따라 규정 중 일부 완화해야"…유전자 편집 승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 도입 예정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최근 미국에서 CRISPR 유전자 편집을 이용해 희귀 유전 질환을 가진 아기 치료 소식이 전해지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곧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바이오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인 비나이 프라사드(Vinay Prasad) 박사가 유전자 편집 치료제 심사 가속화에 대한 FDA의 입장문 발표를 예고하면서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라사드 박사는 해당 문서에서 유전자 편집 승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 밝혔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프라사드 박사는 CRISPR와 같은 과학적 발전에 따라 FDA가 엄격한 규정 중 일부를 완화해야 한다며, 세계 최초로 개인 맞춤형 유전자 편집 기술로 유전 질환을 치료한 아기 KJ 멀둔(KJ Muldoon)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KJ는 태어나자마자 체내 요소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져 영구적인 뇌 손상이나 사망을 초래하는 CPS1 결핍증을 진단받았다. 이 아기를 치료한 미국 필라델피아어린이병원(Children’s Hospital of Philadelphia) 레베카 아렌스-니클라스(Rebecca Ahrens-Nicklas) 박사와 펜실베이니아의대 키란 무수누루(Kiran Musunuru) 박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 인간 유전학 저널(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개인화된 유전자 편집 플랫폼을 만드는 방법' 논문을 발표하고,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했다.

동정적 사용으로는 한계…작은 변이체 포괄하는 단일 플랫폼에 대한 IND 필요

연구팀은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플랫폼을 이용해 FDA 승인을 받고자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있다.

우선 FDA에 단일 환자를 대상으로 동정적 사용(Expanded Access) 프로그램에 따라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해 치료를 진행했다. 동정적 사용은 치료 대안이 없는 중증 또는 즉각적으로 생명의 위협이 있는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임상시험용 신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실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 수가 극히 적은 희귀 및 초희귀 질환 환자에서는 기존의 약물 개발 모델을 적용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제한된 일회성 단일 환자 동정적 사용 IND를 임상 치료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은, 공식적인 임상시험과 달리 희귀질환 커뮤니티에 해가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 플랫폼의 임상시험을 시작하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플랫폼에 대한 규제 승인을 획득하는 방법에 대한 세부 사항을 구체화하기 위해 FDA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KJ의 치료법은 아데닌 염기 편집자(ABE)를 암호화하는 RNA와 CPS1에서 병원성 변이체의 유전체 위치를 지정하는 가이드 RNA를 포함하는 지질나노입자(LNP) 제형으로 구성됐다. 원칙적으로 가이드 RNA의 첫 20개 뉴클레오타이드만 변화시켜 표적 부위 특이성을 부여하는 동일한 약물만으로도 간 중심 유전 질환을 유발하는 많은 환자 특이적 변이를 교정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작은 변화를 주면 훨씬 더 많은 변이체를 치료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념적으로 단일 플랫폼은 이러한 모든 작은 변이체를 포괄할 수 있다"면서 "동일한 질환을 앓고 있거나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ABE에 적합한 병원성 변이가 많은 환자 집단을 단일 우산형 임상시험에 등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IND지만 단일 임상에 포함 방안 고심…2026년까지 우산형 임상 승인 목표

연구팀은 단일 유전자인 PAH 의 변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페닐케톤뇨증(PKU)과 7개 유전자 중 하나의 변형으로 발생하는 유아 발병 요소회로이상증(UCD)에 대한 두 가지 유전자 편집 플랫폼을 개발했다. 매우 유사한 두 가지 ABE 중 하나와 6가지 변이체 특이적 가이드 RNA 중 하나를 이용한 교정 편집이 가능한 6가지 재발성 병원성 PAH 변이체 패키지를 단일 IND 신청에 포함시키기 위해 FDA와 논의했다.

FDA는 단일 IND 신청이 적절하고, 하나의 변이체에 맞춰 개발된 단일 LNP 제형을 사용한 생체 분포/독성 평가만으로도 6가지 변이체를 모두 포괄하기에 충분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7개의 UCD 유전자 중 어느 하나에서든 ABE 편집 가능 변이체를 포함하는 더욱 광범위한 UCD 플랫폼을 제안하기 위해 두 가지 IND 계획을 세웠다. 7개 UCD 모두에 대해 하나의 탈아미노효소 도메인을 가진 PAM 변이 ABE 계열을 포괄하는 '선도형(leader)' IND와 다른 탈아미노효소 도메인을 가진 PAM 변이 ABE 계열을 포괄하는 '추종형(follower)' IND다.

FDA는 7개 UCD 유전자 모드에 대한 마스터 프로토콜 임상시험 개념을 수용했지만, 다른 IND 전략을 권고했다. 논의를 바탕으로 최대 7개의 서로 다르지만 상호 연관성이 높은 IND지만, 단일 1/2상 임상시험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UCD 및 PKU 플랫폼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만큼 충분한 정보를 확보했다. 2026년까지 UCD 플랫폼에 대한 주요 IND를 제출해 FDA로부터 1/2상 우산형 임상시험 진행 승인을 신속하게 받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더불어 희귀 및 초희귀 질환에 대한 유전자 편집 치료제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IND 사전 브리핑 자료집 전체와 FDA의 서면 답변서를 미국 국립보건원(NIH) 체세포 유전체 편집(SCGE) 프로그램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한편 FDA는 현재 첨단 치료제 개발 및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플랫폼 기술 지정(Platform Technology Designation)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제약사는 '공통 구조 요소를 공유하는 여러 약물에 적용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여러 약물의 제조 또는 개발을 용이하게 하는, 잘 이해되고 재현 가능한 기술'에 대해 플랫폼 기술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올해 6월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가 처음으로 rAAVrh74라는 바이러스 벡터에 대한 플랫폼 기술 지정을 부여 받았다. 그러나 이 플랫폼 관련 환자 사망 사례가 발생하며 7월 지정이 취소됐다. 10월 크리스탈 바이오텍(Krystal Biotech)이 HSV-1 벡터 플랫폼으로 두 번째로 플랫폼 기술 지정을 받으며 현재로서는 유일한 프로그램 수혜자가 됐다. 크리스탈은 희귀 각막 질환인 신경영양성 각막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유전자 치료제 KB801에 FDA 지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FDA는 9월 초희귀 질환 치료제 승인을 가속화하기 위한 희귀질환 근거 원칙(RDEP) 프레임워크와 함께 희귀질환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지침 3개 초안을 발표하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촉진에 계속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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