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일본 쿄와기린(Kyowa Kirin)이 인수한 기업의 유전자 치료제가 이염성백질이영양증(Metachromatic Leukodystrophy, MLD) 소아를 위한 첫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FDA는 오차드 테라퓨틱스(Orchard Therapeutics)의 렌멜디(Lenmeldy, 성분명 아티다사진 오토템셀)을 증상이 나타나기 전 영아기 말기, 증상이 나타나기 전 소이기 또는 증상이 나타난 소아기 초기에 해당하는 소아 MLD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MLD는 뇌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아릴설파타아제 A(ARSA)라는 효소의 결핍으로 세포에 설파타이드(지방 물질)가 축적돼 시간이 지나면서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고 신경학적 손상과 발달 퇴행을 일으킨다. 가장 심한 형태의 경우, 아기는 정상적으로 발달하지만 유아기 후반에 걷고, 말하고, 주변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능력을 빠르게 상실하기 시작한다. 결국 식물인간 상태로 악화돼 24시간 집중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대부분 발병 후 5년 이내 사망한다. 미국에서는 4만 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며, 그동안 치료법이 없어 지지 치료와 증상 관리에 중점을 뒀다.
렌멜디는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해 환자 자신의 조혈줄기세포(HSC)의 유전체에 하나 이상 인간 ARSA 유전자 기능 사본을 체외 삽입함으로써 MLD의 근본적인 유전적 원인을 교정하도록 만들어졌다. 유전적으로 복구된 세포는 환자에게 다시 주입돼 생착되면 여러 유형의 세포로 분화되고, 그 중 일부는 혈액뇌장벽을 넘어 중추신경계로 이동해 기능성 효소를 발현한다. 효소 기능을 회복시켜 1회 치료로 질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늦출 수 있다. 치료 전 환자는 골수에서 세포를 제거해 렌멜디의 변형 세포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고용량 화학 요법을 받아야 한다.
이번 승인은 두 건의 단일군, 오픈 라벨 임상시험에 등록됐거나 유럽의 확장된 접근 프레임워크에 따라 치료를 받은 초기 발병 MLD 소아 환자 37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1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중증 운동 장애가 없는 생존기간으로, 출생 후부터 지지대 없이 앉지 못하거나 사망할 때까지의 기간으로 정의했다.
그 결과 렌멜디 치료는 MLD 소아에서 치료를 받지 않은 소아에 비해 중증 운동 장애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렌멜디로 치료받은 모든 영아기 후기 MLD 아동은 6세가 됐을 때 생존한 반면,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에서는 58%만이 생존했다.
5세가 됐을 때 치료받은 아동의 71%가 도움 없이 걸을 수 있었다. 치료를 받은 아동의 85%는 언어 및 수행 능력 IQ 점수가 정상이었다. 이는 치료를 받지 않은 아동에서는 보고되지 않은 결과다. 또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 소아기 및 초기 증상이 나타난 소아기 MLD 아동은 운동 및/또는 인지 질환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확인됐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피터 막스(Peter Marks) 센터장은 "렌멜디는 이 희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위해 FDA가 승인한 첫 치료 옵션이다"면서 "우리는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혁신적인 제품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과학 및 규제 원칙을 발전시키는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
FDA CBER 치료제품실 책임자인 니콜 버둔(Nicole Verdun) 박사는 "MLD는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치료 옵션의 발전은 개선된 결과에 대한 희망과 질병 진행 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한다"면서 "이번 승인은 희귀 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한 효과적인 치료법의 발전과 가용성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오차드는 조혈줄기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쿄와기린이 약 3억8740만 달러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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