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의사 중 약 80%가 심뇌혈관 질환 예측 지표로 미세단백뇨를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고혈압 약제 처방 시 이를 고려하고 있었다. 반면 미세단백뇨 검출 환자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물은 신장보호 효과 적응증이 없는 텔미사르탄으로 둘 사이에 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의사 전문 포털 메디게이트가 전국 주요 도시 상급 및 종합병원 순환기, 내분비, 신장내과 및 신경과 의사 101명을 대상으로 '고혈압 약제 처방 선호도 및 약제선택 기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고혈압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에 대해 안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ARB) 제품을 처방하는 의사 비율이 앞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과목별 신규 고혈압 환자 ARB 처방률을 보면 순환기 내과는 85%, 내분비내과는 86%로 가장 높았다. 신장내과는 ARB 제품 처방률이 65%로 높았으나 칼슘채널차단제(CCB) 제품 처방률도 31%로 적지 않아, 신장 관련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입증된 ARB 약제가 순환기와 내분비 내과에 비해 낮게 처방되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신경과는 ARB 제품이 77%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었지만 CCB 제품 처방률도 23%로 적지 않았다.
응답자들은 고혈압 치료제 선택의 중요 고려 요인으로 '강압 효과'(63%)와 '표적 장기 보호 효과'(60%)를 꼽았다. 순환기 내과는 '강압 효과>표적 장기 보호 효과>안전성>장기간 지속효과' 순으로 중요하게 고려했다. 내분비 내과는 '강압 효과=표적 장기 보호 효과>안전성', 신장 내과는 '표적 장기 보호 효과>강압 효과>안전성', 신경과는 '강압 효과>안전성>표적 장기 보호 효과>장기간 지속효과>복약 순응도' 순으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처방 약제별로 보면, 신규 환자에게 ARB 약제를 우선적으로 처방하는 의사는 '강압 효과'와 '표적 장기 보호 효과'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CCB 약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의사는 '강압 효과'와 '표적 장기 보호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 또한 비중있게 고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신규 환자에 대해 ARB 약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의사 중 순환기 내과와 신경과는 '강압 효과', 내분비 내과는 '표적 장기 보호 효과'에 대한 고려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고, 신경과 의사는 '복약 순응도' 또한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었다. 응답 의사 수는 적었지만 CCB 약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의사들 중 신장 내과 의사는 ‘표적 장기 보호 효과’, 신경과 의사는 ‘안전성’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단백뇨 검사와 미세단백뇨(미세알부민뇨) 검사를 연 1회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반 요검사에서 단백뇨가 검출되지 않았더라도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뇌졸중 등의 위험인자를 가진 고혈압 환자라면 미세단백뇨 검사에 연 1회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조사대상자 가운데 미세단백뇨가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의 심뇌혈관질환 예측지표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78%였다. 내분비 내과와 신장내과 의사에서는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순환기 내과 및 신경과는 잘 알고 있다는 비율이 약간 낮은 편이었다. 신경과 의사는 '들어보기는 했으나 잘 모른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이었다.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 중 미세단백뇨 검사를 시행한 비율은 평균 42% 가량이었다. 내분비 내과 의사는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 중 61%에 대해 미세단백뇨 검사를 시행,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신장 내과는 53%, 순환기 내과는 평균 36%, 신경과는 22%의 환자에서 검사를 시행, 순환기 내과와 신경과의 경우 상대적으로 검사 환자의 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미세단백뇨가 심뇌혈관질환 예측지표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의사들은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의 51%에 대해 미세단백뇨 검사를 시행하고 있었다.
또한 약제 처방시 모든 미세단백뇨 검출 환자에 대해 그 점을 고려하는 의사는 환자의 평균 48%에 대해 미세단백뇨 검사를 시행한다고 답했다. 반면 당뇨를 동반한 경우만 고려하는 의사는 평균 30%의 환자에서 검사를 시행했다.
따라서 미세단백뇨가 심뇌혈관질환 예측지표라는 점을 인지하고, 모든 미세 단백뇨 검출 환자를 약제 처방시 고려하는 의사의 경우 검사 비율 또한 높은 편임을 알 수 있었다.
환자에게서 미세단백뇨가 검출됐을 때 순환기 내과 의사 중 81%, 내분비 내과 91%, 신장 내과 88%가 이에 따른 약제 처방을 고려하고 있었다. 다른 진료과와 달리 신경과 의사의 54%는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만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심뇌혈관질환 예측지표로 미세단백뇨를 인지하고 있는 의사들은 모든 미세 단백뇨 검출 환자에 대해서 그에 따른 약제 처방을 고려하는 비율이 매우 높았다. 비인지 의사들은 당뇨병을 동반한 미세 단백뇨 검출 환자인 경우 약제 처방에 고려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약제 선택시 미세단백뇨 검출 환자에 대해 이에 따른 약제 처방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의사들은 그 이유로 '혈압 강압효과를 더 고려', '부작용 등 다른 요인을 더 고려' 등이 언급됐다.
미세단백뇨 검출 환자에 대해 가장 많이 처방을 고려하는 약제는 텔미사르탄이었는데, 텔미사르탄의 신장보호효과는 입증한 바 없다는 점에서 임상 근거와 실제 처방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현재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신장보호 효과를 가진 것으로 입증된 약물은 로사르탄과 이베사르탄으로, 두 약물은 이 내용이 적응증에 포함된 반면 텔미사르탄은 관련 적응증이 없다.
텔미사르탄 다음으로 미세단백뇨 검출 환자에서 처방을 많이 고려하는 약물은 발사르탄과 올메사르탄, 이르베사르탄 순이었다.
진료과목 별로 분석했을 때 순환기 내과는 텔미사르탄과 발사르탄, 내분비 내과는 텔미사르탄과 올메사르탄, 신장내과는 로사르탄과 발사르탄, 신경과는 텔미사르탄과 올메사르탄의 처방율이 높았다. 이베르사르탄은 내분비 내과에서 처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신경과의 경우 27%로 낮은 처방률을 보였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