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두통학회는 지난 3일 온오프라인(하이브리드) 방식으로 2022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총 2800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두통학회는 이날 25명의 연자가 강의·연제 발표했으며, 362명이 등록하고 280여명이 참석해 두통질환의 기존 지식과 함께 새로운 지식을 업데이트했다.
이날 우수구연상은 조수미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임상강사(펠로우)가 수여했다. 조 임상강사는 편두통 환자가 정상대조군과 장내세균총(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르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편두통에서의 장-뇌축 역할과 이를 조절하는 치료가 편두통 치료로 개발될 가능성을 제시했다(Altered gut microbiota in individuals with episodic and chronic migraine).
우수포스터상은 황정수 한림의대 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전임의가 수여했다. 포스터 제목은 편두통과 비편두통을 구별하기 위한 급성 두통 발작 환자의 염증성 바이오마커의 역할(Role of Inflammatory Biomarkers in Patients with Acute Headache Attack to Differentiate Migraine and Non-migraine Headaches)로, 응급실로 내원한 두통환자들의 백혈구 성상을 분석해 편두통과 비편두통 환자를 구별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조수진 두통학회장은 "기존의 지식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연구결과들과 함께 신약 사용의 경험과 사용법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앞으로 개발하거나 사용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치료법과 함께 신약, 술기 등의 업데이트된 정확한 정보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김병수 총무이사는 "최근 두통 질환과 관련해서 검증되지 한방치료나 대체의학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근거기반의 두통환자 치료를 하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이를 통해 환자분들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받을 가능성을 낮추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분당제생병원 김병수 과장(총무이사)은 오전에 열린 두통 현재 이해와 업데이트 교육 세션에서 '근육긴장으로 인한 긴장형 두통'에 대해 강의했다. 김 과장은 "긴장형두통은 사회적 장애가 큰 두통질환으로 정서장애, 수면장애와도 관련이 있고 중장년에서 높은 유병율을 보인다"며 "단순히 근육 긴장뿐 아니라 중추신경의 통증조절 이상도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뇌종양 등 여러 이차두통에서도 자주 관찰되므로, 빈도가 잦은 경우에는 두통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을지의대 조수현 교수는 편두통의 최신지견을 공유하면서 항CGRP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고했다. 연세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이원우 교수는 외상후두통, 연세의대 소아청소년과 나지훈 교수는 소아의 난치두통에 대해 강의하면서, 항CGRP 치료제 적용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연발표·포스터발표 세션은 ▲한국에서 최근 출시된 아조비(fremanezumab)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한국인에서 분석한 결과 서양과 동일한 안전성과 효능을 보였다는 내용(노원을지병원 김병건교수)을 비롯해 ▲편두통 환자가 정상대조군과 장내세균총이 다르다(세브란스병원 조수미 임상강사), ▲재발한 군발두통에서도 엠겔러티(Galcanezumab)가 효과가 있으며 안전하다(동탄성심병원 홍유화 임상강사), ▲국내 만성편두통 환자에서 우울증 여부와 전형적인 편두통 동반증상 여부를 통해 치료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노원을지병원 이형철 전공의), ▲두개내압저하 환자의 자가혈액첩포술 시행 후 뇌용적이 잘 늘어나지 못한 경우 재발율이 더 높다(서울의료원 이승현 전문의) 등의 내용이 발표됐다.
3번째 세션은 응급실 내원 두통환자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대만의 슈쥰 왕(Shuu-Jiun Wang) 교수는 응급실에서의 편두통 치료에 대해서 강의를 했고, 삽화편두통 환자 중 7%, 만성편두통 환자에서는 무려 16% 환자가 적어도 1번 이상 응급실을 내원했으며 응급실 내원 환자는 3일 이상 지속되는 편두통중첩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IV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 외에도 IV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투여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부산의대 김지영 교수는 한국의 응급실 두통 진료 현황을 공유하면서, 피하 트립탄 주사가 효과적이지만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가 빠른 졸미트립탄(zolmitriptan)을 우선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고 공유했다. 김 교수는 "응급실 방문 환자 중 급격히 발생한 심한두통, 즉 벼락두통의 25~40%에서 뇌혈관질환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RCVS)은 초기 뇌영상검사에서 정상일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고개를 움직일 때 악화되는 두통히면 척추동맥박리증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흔하지는 않지만 두통이 심한데 뇌혈관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 흉추, 요추 등의 척추혈관 등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4번째 세션인 편두통 치료의 새로운 실천에 관한 논쟁에서 성균관의대 문희수 교수, 한림의대 손종희 교수 등은 편두통 신약 라스미디탄, 게판츠(gepants) 계열, CGRP 항체, 보톡스 등의 사용을 공유했다.
마지막 세션인 새로운 두통연구 결과에서는 서울의대 이미지 교수(두통학회 학술간사)가 CGRP 이후 새로운 편두통 치료제 개발 현황을 강의했다. 이 교수는 "PACAP, VIP, 클루탐산(Glutamate), 오렉신(orexin), 델타 및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delta-and kappa-opioid receptor), 산화 질소 생성효소(NO synthase) 등 여러 후보물질들이 개발돼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과정 중에 있어 항CGRP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의대 조경희 교수는 특발성 두개내압 상승의 병태생리·치료 최신지견을 업데이트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르몬, 대사이상 등이 원인으로 밝혀졌고,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체중감량이 가장 중요한데, 단순히 식단조절이나 운동 등의 방법보다 비만수술을 감행하는 것이 뇌압강하, 두통호전, 체중감량 정도 등 여러가지 면에서 모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편 두통학회는 빠르게 발전하고 바뀌는 진료지침을 반영하고자 최근 두통학교과서 신간(3판)을 출간했다. 김병건 교과서위원장·3판편찬위원장(을지의대 교수)은 "기존의 내용을 부분개정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 쓰여진 전면개정판"이라며 "최근 5년간 편두통치료의 신기원을 이룬 새로운 약제들이 많이 출시됐으며, 일부는 이미 국내에서 처방이 가능하고 곧 출시를 앞둔 약들도 있다. 출시될 약제들까지 포함해 새로운 치료법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편두통에 대한 관심의 증가에 맞추어 편두통의 유발요인과 동반이환 등 편두통 전반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편두통관련 챕터들을 세분화했다"면서 "이외에도 2판에서 어려웠던 내용을 보기 쉽게 바꾸고,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핵심내용과 진료에 필요한 팁 등을 마지막에 요약 정리해 가독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두통학회 조수진 회장은 "두통에 관한 사회적 인식 증대를 위해 오는 4일부터 9월30일까지 '두통이야기 공모전'을 시행한다. '두통없는 행복한 세상' 홈페이지 행사및소식 게시판에서 제출방법을 확인한 후, 두통치료를 통한 개선 경험이나 조기 진단의 중요성, 두통으로 인한 고통과 불이익 등을 담은 수기를 제출하면 된다"면서 "이와 함께 유튜브 계정과 환우용 홈페이지를 개설, 환자분들께 두통에 관한 가장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며, 지속적으로 두통 관련 연구도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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