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이상으로 인해 말초신경병 및 근육마비가 진행되는 샤르코마리투스병 환자들의 유전자형별 뇌 미세 구조 변화를 나타낸 신경망 지도가 세계 최초로 나왔다.
영화처럼 뇌신경 네트워크의 미세구조적 연결성 변화를 영상으로 분석해 뇌신경계 질환의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이화의대 이향운 교수와 성균관의대 최병옥 교수, 이화의대 이민아, 박창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유전적 이상으로 인해 말초신경병 및 근육마비가 진행되는 샤르코마리투스병 환자들의 유전자형별 뇌미세 구조 변화를 나타낸 신경망 지도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CMT)은 특정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며, 말초 운동신경 및 감각신경이 파괴돼 팔다리 기형, 근육 위축, 감각 소실 및 보행 장애가 발생하고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걷지 못하게 되거나 혹은 젓가락질 등을 할 수 없게 되는 유전성 말초신경질환이다.
인구 2,500명 당 1명에서 발생하며, 현재까지 알려진 희귀질환 중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국내 추정환자는 2만 명이다.
공동연구팀은 샤르코마리투스병 환자 57명과 정상군 30명을 대상으로 확산텐서영상을 시행했다. 환자군을 유전자 변이의 종류 및 신경 손상의 종류에 따라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 1E형, 2A형, 2F형, X1형 및 중간형으로 각각 나눠 정상인들과의 차이를 대뇌와 소뇌에서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확산텐서영상은 중추신경계에서 유수신경섬유가 모여있어 육안으로 관찰할 때 흰색으로 보이는 부분으로, 주로 뉴런의 유수신경돌기로 이루어져 있다.
분석 결과,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을 제외한 모든 유전자 변이형에서 대뇌 및 소뇌의 백질변성 소견을 보였고, 이는 각 유전자 변이형 환자들의 임상적 장애의 심한 정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일부 환자의 뇌 MRI 영상에서 부분적인 병변이 보고되어 뇌신경계의 이상을 동반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어왔다. 그런데 이번 연구성과로, 이들 유전자 변이형에서 중추신경계 운동회로의 이상과 환자의 장애 정도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이향운·최병옥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뇌질환이 아닌 말초신경질환에서의 뇌 기능 이상의 발생 메커니즘을 최초로 밝혔다. 뇌 연결성의 미세구조분석 연구기법은 다양한 유전성 및 후천성 말초신경계 질환에서의 뇌신경네트워크의 변화를 직접 규명함으로써 샤르코마리투스병 외에도 만성 말초신경질환의 발병 메커니즘 연구와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및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신경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애널스 오브 뉴롤로지(Annals of Neurology) 11월 18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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