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6일 성명을 통해 "불법 PA 의료행위를 양성화 하려는 혈관초음파 워크숍을 즉각 중단하고 해당 워크숍 연수평점을 부여한 대한의사협회는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의협에 따르면 서울 모대형병원이 PA들을 초대해 혈관초음파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며 의협은 이를 보고도 연수평점 12점을 부여했다.
병의협, PA 불법 의료행위 검찰 고발 등 이슈화에도 사라지지 않아
병의협은 "지난해 인증제를 통해서 PA에 의한 심장초음파 불법 대리진단 행위를 양성화 하려는 심초음파학회의 어이없는 행보로 인해서 PA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 문제가 이슈화 됐다. 이 문제는 당시 무자격자에 의한 대리수술 문제와 결부되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대한병원의사협의회를 비롯한 많은 의료계 단체들에서 불법 PA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성명까지 발표하면서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PA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라고 말했다.
병의협은 "하지만 당시 불법 PA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와서 적극적인 해결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그런데도 이 문제 해결의 당사자인 복지부와 의협의 대응은 미온적이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의협은 심초음파학회와 심장학회를 강하게 질책하고 해당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을 징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회들과 합의문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PA에 대한 심초음파 인증제만 보류시켰다. 오히려 PA 양성화의 빌미만 제공해주는 우를 범했다"라고 했다.
병의협은 "PA 문제 해결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요구와 국민적인 비난 여론이 강했음에도 복지부는 PA 문제에 대하여 철저히 눈감았다. 대형 병원 중심의 불법 PA 의료행위를 오히려 조장해왔다. 이에 PA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병의협은 PA 불법의료 신고센터를 개소했다. 이곳으로 접수된 제보를 바탕으로 상급종합병원 두 곳을 검찰에 고발하여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하지만 이런 고발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 및 대다수의 대형병원들은 불법 PA 의료행위를 근절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 인원과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행동을 고려하고 있던 참에 충격적인 제보가 전해졌다"라고 했다.
서울 모병원 혈관초음파 워크숍, PA들까지 교육대상자로 선정
병의협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서울 소재 모 대형병원에서 3월9일부터 10일까지 2일간에 걸쳐 혈관초음파 워크숍이 진행되는데, 이 워크숍이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나 기타 초음파를 담당하는 PA들까지 교육 대상자로 선정을 했다. 교육을 직접 진행하는 tutor에도 RVT(Registered Vascular Technologist, 미국 등에서 혈관 초음파 담당하는 소노그라퍼의 일종)가 배정돼 있었다.
병의협은 "해당 워크숍의 팜플렛을 입수해 확인해 본 결과 이 제보는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해당 워크숍에서 교육하는 술기는 PICC(Peripherally Inserted Central Catheter)와 혈관초음파였다. PICC는 말초혈관을 통해서 카테터를 우심방까지 삽입하는 시술로, 반복적인 말초혈관 천자로 인한 정맥염의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액로 확보를 위해 시행하는 시술이다. 중심정맥관 삽입술에 비해서 시술관련 위험도가 적은 시술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카테터를 통한 감염으로 패혈증도 빈번히 유발되고, 시술 중 혈관 손상의 위험 및 카테터 기능 부전 등으로 인해 반복적인 시술 시행의 가능성도 있는 매우 침습적 시술"이라고 했다.
병의협은 "PICC는 의사에 의해서 아주 신중하고, 무균적으로 시행돼야 하는 시술임에도, 해당 워크숍에서는 이 시술관련 코스의 등록을 의사에 한정한다는 언급이 없었다. 의사 이외에 PA도 교육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혈관초음파 교육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해당 팜플렛에 나와 있는 내용을 보면 혈관초음파 심포지엄에 의사 이외에도 간호사와 기타 인력들도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하고 있고, 혈관초음파 교육을 맡는 tutor에 버젓이 RVT라는 이름의 PA들의 이름을 올려놓는 뻔뻔함도 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병의협은 "이미 지난 심장초음파 PA사태 등을 통해서 초음파는 마땅히 의사가 해야 하는 술기임이 드러났고, PA들이 초음파를 시행하는 것은 불법임이 자명함에도 이런 황당한 교육 내용을 홍보하는 것은 불법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워크숍은 마땅히 취소돼야 하고, 워크숍을 주도한 관련자들은 PA 관련 교육을 진행하게 된 배경과 의도를 해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에 대해서 의협과 의학회에서는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PA 의료행위 조장한 의협과 일부 학회, 복지부 규탄"
병의협은 "팜플렛을 확인 후 본 회에서 더욱 놀랐던 점은 프로그램 내용만 언뜻 확인해 보아도 PA들이 주도하고 PA를 양성하기 위한 워크숍임을 쉽게 알 수 있었던데 있다. 그런데도 의협에서 이 워크숍에 12점의 연수평점을 배정했다는 사실이었다. 의협은 표면적으로는 PA 양성화를 반대하고 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이렇듯 뒤로는 PA 양성화를 도와주고 있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고 했다.
병의협은 "심장초음파 PA 사태의 수습 과정에서 이미 의협이 불법 PA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고 많은 회원들이 실망했지만, 이런 식으로 오히려 PA 양성화를 도와주는 행보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불법 PA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이를 양성화 시키려는 일부 학회 및 의협, 그리고 복지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병의협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행동을 통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불법 PA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PA에 의한 불법 의료 행위를 양성화시키려는 목적인 혈관초음파 워크숍을 즉각 중단하고, 의협과 의학회는 해당 워크숍을 주도한 관련자를 징계하라. 의협은 PA 양성 목적의 해당 혈관초음파 워크숍의 의협 연수평점을 즉각 취소하고, 해당 워크숍에 연수평점을 부여한 담당자를 경질하고 회원들 앞에 사죄하라. 복지부는 증거가 넘쳐나는 불법 PA 의료행위에 대해서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인 현지조사와 행정 처분 및 검찰 고발 등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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