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팀·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원주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교실 안연순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수면심리치료를 시행한 결과, 불면증과 우울증이 획기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교대근무를 하면서 긴박한 상황에 늘 대비해야하는 소방공무원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수면장애를 앓는 경우가 많다. 수면장애는 소방공무원의 업무능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어 시민들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소방공무원의 건강과 삶의 질을 저해하는 문제로 즉각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국내 소방공무원의 85.6%가 교대근무를 하고 있으며, 57.3%가 불면증을, 69.2%는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유병률도 최대 37%로 나타났다.
이에 서 교수팀은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치료(CBTI)를 기반으로 하는 소방공무원 맞춤형 수면심리치료 프로그램(FIT-IN)을 개발했다.
CBTI는 수면제 없이 수면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1972년 개발한 심리치료 방법이다. 현재 미국수면학회에서 수면제 사용 전 불면증 치료를 위한 1차 치료 방안으로 권장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CBTI를 활용해 집단상담 2회, 일대일 전화상담 1회 등 총 3회기로 구성된 소방공무원 맞춤형 프로그램 FIT-IN을 개발했다. 이는 불면증 및 악몽 개선을 통해 소방공무원들의 업무능률 향상과 삶의 질 증진을 목표로 한다.
실제 서 교수팀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12월까지 수면장애와 우울증 등을 경험하고 있는 39명의 경기·대전지역 소방관을 대상으로 소방공무원 맞춤형 수면심리치료 프로그램(FIT-IN)을 적용한 결과, 치료 전 불면증이 있던 소방관 수가 53.7%에서 치료 후 15.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 등 수면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소방공무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다른 정신적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잦은 외상사건 노출과 교대근무로 고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소방공무원들의 수면을 개선하는 것이 정신건강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방공무원들의 수면문제를 방치하면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번에 개발된 소방공무원 맞춤 수면심리치료가 현장에 널리 보급돼 보다 많은 소방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으며, 해외학술지 ‘국제 환경연구 및 공공건강 잡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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