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면서 중국, 유럽 등에서 속속 봉쇄조치를 완화하고 있으나, 중남미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유행이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연일 수천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봉쇄-완화 오락가락..일관성 없는 정책에 확진자만 급증
브라질은 6월 30일 기준 미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일대비 무려 2만 5018명 증가한 137만 488명이며, 사망자는 5만 8385명에 이른다.
이 같은 추세는 봉쇄 완화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질은 산업생산이 2002년 이후 18년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이달 12일부터 경제 봉쇄조치를 완화했다. 그러나 환자가 폭증해 제2 유행이 발생하면서 경제활동을 독려해온 대통령 퇴진 시위가 이어졌고, 결국 지난주부터 다시 봉쇄조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페루와 칠레도 각각 확진자 수가 세계 7, 8위에 이르고 있다. 페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대비 2946명 증가한 28만 2365명에 달했고, 사망자는 9504명이다. 칠레의 경우 전일대비 무려 4017명이 증가했고 누적 사망자는 5575명이다.
페루의 경우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2번째로 상황이 심각함에도 지난 3월부터 시행한 전 국민 격리령을 내달부터 해지키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7개 지역과 14세 이하 어린이, 65세 이상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선택적 격리만 추진한다.
상대적으로 중남미에서 부유한 칠레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경제와 보건의료체계가 붕괴직전까지 가고 있는 실정이다. 칠레 정부는 국가재난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폐쇄를 했으며, 수도권 중심으로 출입통제를 하는 한편 헌법개정 국민투표와 지방선거 일정을 모두 연기했지만 코로나19 유행은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멕시코 대통령..제대로된 검사조차 안 해
멕시코의 확진자는 전일대비 3805명 증가한 22만 657명을 기록했고, 사망자는 2만 7121명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통령 등이 낙관적, 희망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포퓰리즘적 행보를 연출하고 있으며, 특히 공개행사 참석시 보건마스크를 일절 착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AMLO 대통령의 멕시코 내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과 십계명에 가까운 예언적 발언들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그릇된 인식으로 실질적인 보건방역 대책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멕시코 내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감염자 등에 대한 추적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콜롬비아도 전일대비 3274명 증가한 9만 5043명, 사망자는 3223명에 달한다. 아르헨티나 코로나19 확진자 역시 전일대비 2335명 증가한 6만 2268명이며, 사망자는 1280명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3월 20일부터 50일 넘게 국민들을 강제 격리해왔으나, 지난달부터 경제활동 재개, 격리 유연화 등을 추진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정부는 의무자가격리조치를 오는 7월 17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문제는 남미국가들의 겨울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다. 범미보건기구(PAHO)의 자르바스 바르보자는 최근 "코로나19는 어떤 기온, 어떤 국가에서도 크게 확산할 수 있다"면서도 "겨울철엔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겨울철에 코로나19가 더욱 확산하는 동시에 독감 유행까지 발생할 경우 보건의료체계 대응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편, 중남미의 코로나19 심각한 유행 상황과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에 있어서 우리 정부는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는 의료계 직언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큰 폭은 아니지만, 정부에서 K-방역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다소 유행이 완화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한 후로 산발적 유행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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