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01 07:31최종 업데이트 26.06.0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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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마이데이터, 환자 여정을 잇는 가장 강력한 도구

[칼럼] 정세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보화실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2025년 시행된 전(全)분야 마이데이터 제도는 국민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의미 있는 출발이다. 데이터 주권을 정보 주체인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는 그 자체로 큰 가치를 지니며, AI 시대의 의료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기반이다.

AI가 진료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병원 안에 축적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상 속 라이프로그, 검진 기록, 투약 이력, 예방접종 정보 등 흩어져 있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가 함께 연결될 때 비로소 질병 예측, 맞춤형 건강관리, 신약 개발과 같은 혁신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마이데이터가 만들어내는 본질적 효용이다.

물론 의료 데이터의 민감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현재의 의료 마이데이터 전송 체계는 본인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하며, 엄격한 인증을 통과한 기관과 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다. 위반 시 처벌 규정도 강화돼 있다. 또한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특수전문기관' 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안전성과 활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 있다.

오히려 지금까지 정보 제공자의 동의 없이 스크래핑 방식으로 이뤄지던 비제도권 데이터 수집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흐름은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을 줄이고 안전한 활용 환경을 조성하는 긍정적 신호다.

마이데이터의 진정한 가치는 환자 여정(Patient Journey)에서 드러난다. 의료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은 진료와 진료 사이, 그리고 퇴원 후 지역사회로 돌아간 시점이다. 데이터의 단절이 곧 돌봄의 단절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마이데이터는 바로 이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환자의 정보가 의료기관, 약국, 보건소, 그리고 일차의료기관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흐를 때 진료의 연속성이 확보되고, 환자 안전도 한층 높아진다.

임상 현장에서도 마이데이터의 효용은 분명하다. 입원 시 환자가 복용 중인 약을 일일이 묻고 확인하는 과정은 의료진에게도, 환자에게도 부담이다. 마이데이터를 통한 자동화된 지참약 식별은 이러한 반복 업무를 줄여, 의사가 환자의 상태와 심리적 케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든다. 객관적 데이터가 사전에 공유되면 진료실에서의 대화는 기초 정보 확인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맥락에 맞는 의사결정에 집중될 수 있다.

예컨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도입한 '케어챗'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환자 여정의 'Digital Front Door'로 기능하는 케어챗은 마이데이터 기반의 맞춤 정보를 제공하며, 진료 전후 발생하는 정보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단순한 알림 서비스가 아니라, 환자와 의료기관을 연결해 진료의 질과 안전을 높이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의료 마이데이터는 단순한 데이터 전송 체계가 아니다. 임상 현장의 효율을 높이고, 환자 안전을 강화하며, 의료진이 본연의 사명인 '인간 중심의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다. 데이터 주권이 환자에게 온전히 돌아가고, 그 데이터가 다시 의료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을 때 우리는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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