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전국 의사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정치권 비판, 건보재정 비리 폭로 등 회의 주제와 상관없는 이야기들이 나와 어수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의협이 지난 26일 진행한 '제1회 토론회 온라인 생방송 및 회원 의견 수렴'에서 유튜브 실시간 채팅을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문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저지의 국민운동으로의 확산 ▲의사 집단행동 ▲환자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등 크게 3가지였다.
토론회가 시작하고 이철호 대의원 의장이 인사말을 전하는 순간 A씨 "박근혜를 석방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를 본 다른 시청자들은 "여기서 박근혜가 왜 나오느냐", "이상한 분이다", "근혜박님은 신고하거나 차단하면 된다", "박근혜. 정치 얘기는 하지 맙시다" 등의 채팅으로 맞받아쳤다.
또 최대집 회장이 범국인 운동으로의 확산에 대한 주제발언 중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과거 다른 국회의원과 손을 잡고 여론 뭇매를 맞았던 사실을 질타하는 글이 올라오자 '정치 얘기는 하지 말라'는 의견과 '문재인 케어가 이렇게 힘들게 만들고 있는데, 정치 얘기를 안 할수가 없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토론회의 참여자가 300명을 넘기지 못하고 200명 후반대를 오르내리자 홍보에 대한 의견도 우후죽순으로 제기됐다.
B씨는 "홍보에 문제가 많다. 그동안 홍보 시도가 아예 없다가 방송을 시작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참여자 수가 회원의 1%도 채 되지 않는 온라인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사람을 끌어모으는 건 회원들이 해 줘야 되는 문제가 아니라, 집행부가 신경써야 할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의협 이세라 총무이사는 "토론회 홍보는 차차 집행부가 보완해나가면 된다. 여기서는 제시되는 주제에 맞춰 토론을 해달라"고 수습에 나섰다.
C씨는 "국민홍보가 의미 있을지 모르겠다. 치과에서 임플란트 보험화 하는데 반대하는 의사분들 계시느냐"고 되물었다.
D씨는 "같은 병원 의사 11명한테 꼭 보라고 홍보했는데 한 명도 안들어왔다. 병원 그만둬야겠다"고 했다.
또 건강보험 재정 비리에 대한 토론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E씨는 "건보재정 비리에 입을 닫고 있으니 의료제도의 개선이 없는 것이다"라며 "당장 건보재정은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31조6055억원이 누적수지인데, 누적수지가 20조7733억원이라며 무려 10조8322억원을 속이고 있다는 것만 지적하면 된다"고 했다.
이세라 총무이사는 "일부 맞는 측면이 있을 수 있으나, 건보재정 비리는 사실 관계의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E씨는 "사실관계확인은 필요 없다. 건보공단-보건복지부-국회의 공문서에 적힌 내용이다"라며 "최대집 회장도 그리 말하던데 전염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번의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도, 지금 토론회에서도 건보재정 돈비리는 일체 언급을 안하고 있다"며 "페북에서 증거사진을 올릴 땐 답변도 못하면서 이곳에선 증거사진을 못올리니 멋대로 확인이 필요하다는 헛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무이사는 "그러면 안된다. 근거가 아직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비리여부는 있다고 본다. 근거가 확인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씨는 "가장 중요한 건보재정 돈비리를 국가의 공공기관들이 발표한 공문서를 소개해도 근거가 없다니 이젠 거짓말까지 하며 의협을 두둔해야 하느냐"고 대응했다.
이후에도 한참동안 건보재정 비리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하루종일 건보재정 비리 타령이냐. 주제에 집중 좀 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기본 토론 소양도 안갖춰진 회원이 있다", "한의대로 출강가는 교수들을 막아야 한다", "싫어요 눌렀는데 숫자가 안올라간다. 주작방송이다", "삼성전자와 친해지자. 삼성 공화국", "북한에 로비 성공하면 만사 형통일 것 같은데" 등 주제와 관계 없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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