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많은 한국 의사들이 개발도상국에 나가서 의료봉사라는 명목으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무료수술을 해주고 옵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얼마나 자주 그 나라에 가서 수술을 해줄 수 있나요? 한국 의사가 그 나라에 없다면 수술이 가능해도 혜택을 입을 수 있을까요?”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이상형 교수는 지난해 연말 캄보디아 현지 방문을 통한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이 같이 말했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후속지원사업을 위한 현지 방문을 통해 협진 및 수술, 의료진 교육세미나 등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돌아왔다.
이번 방문은 보라매병원이 2012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체결한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역량강화사업 협약’의 후속지원사업으로 시행됐다. 보라매병원은 2015년 밧티에이병원 개원 이후 현지 의료역량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현지방문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줘야 한다. 캄보디아 의사들에게 수술법을 가르치는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현지 의사들에게 수술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줘야"
이상형 교수는 해외 원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외 의사들에게 현지 국민들을 상대로 어려운 치료, 특히 수술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있다고 말한다.
이 교수의 이번 방문은 보라매병원이 2012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체결한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역량강화사업 협약’의 후속지원사업으로 이뤄졌다. 보라매병원은 2015년 밧티에이병원 개원 이후 현지 의료역량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현지방문을 진행해오고 있다.
보라매병원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역량강화 사업’의 사업수행기관으로 병원 건립계획에서부터 개원에 이르기까지 종합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보라매병원을 2015년 건립된 밧티에이병원이 지역 거점 병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췄다.
캄보디아 의사들은 처음에 수술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수술을 시도하면서 이 교수가 지켜본다고 생각하자 손을 떨고 긴장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교수가 직접 수술을 보조해주면서 자신감이 늘었고 드디어 제왕절개 수술에 성공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안면기형, 종양 성형수술 등도 양국 의료진이 협력해서 시행했다. 사후 연계방안을 모색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라매병원과 연계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캄보디아 의사들도 자신감을 갖고 간단한 수술을 혼자 할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현지에 나가서 고기를 잡아주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의료원조나 의료봉사가 지속 가능하려면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라며 “한국 의사들이 의약품이나 물품을 지원하고 수술을 대신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 의사들이 옆에 없더라도 현지 의사들 스스로 수술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환자수 850% 증가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은 2012년 300여 명의 연 평균 환자 수에서 2017년 2800명이 넘는 평균 환자수를 기록하며 의료지원사업 시행 전에 비해 약 850%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정규사업 종료 이후에도 꾸준히 지속된 보라매병원의 관리 및 교육연수에 따른 현지 의료진의 역량 강화가 있었다. 진료과별 협진을 시행하고 현지 병원의 현황에 맞는 맞춤형 교육 세미나를 개최해 한국의 선진의료지식과 기술, 발전방안을 공유해왔다.
보라매병원은 개도국 의료역량강화 지원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최신의 의료장비와 시설보수 등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탈피했다. 현지 실정에 적합한 맞춤형 장비 도입과 협진, 세미나 등 반복적인 현지 의료진 교육을 통해 의료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철저한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한 인식개선 교육과 장비제안 및 사용·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보라매병원은 정규 사업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현지 의료역량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후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저개발국 의료역량 강화를 위한 교류 및 공공의료사업을 확대해 국제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이런 성과는 최신 의료장비와 시설만 지원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현지실정에 맞는 수준의 의료장비 도입과 의료진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의료 역량강화를 이끌어 낸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2015년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역량강화 사업’을 3년간 추진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캄보디아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이 교수는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사비를 들여서 현지에 다녀오곤 한다. 병원의 해외진출 사례를 보면 무조건적으로 수익을 좇거나 아니면 단순히 일회성의 봉사에 그치고 있다”라며 “실질적으로 그 나라에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고려하고 현지 주민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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