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2.13 07:13최종 업데이트 23.02.1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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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출신 VC의 일침 "의대 교수들은 창업 하지마라"

IMM인베스트먼트 문여정 상무 "교수 정체성 못 버리면 '을' 돼야 하는 사업하기 어려워"

 
IMM인베스트먼트 문여정 상무.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사 출신인 IMM인베스트먼트 문여정 상무가 10일 고려의대 유광사홀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스마트헬스연구회 심포지엄에서 “의대 교수들은 창업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문 상무는 이날 의사들이 의료기기·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분야에 발을 담게 되는 경우를 ▲공동창업 및 대표 취임 ▲공동창업 및 대표 미취임 ▲자문 ▲직원 등 4가지로 분류해 각각의 상황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먼저 투자자로서 의사가 대표인 경우를 선호하진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문 상무는 “의사가 대표인 경우를 썩 선호하진 않는데, 의사 대표 보다 더 안 좋아하는 게 교수가 대표인 경우”라며 “교수로서의 정체성이 대표를 하기엔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교수들은 기본적으로 가르치려는 경향이 있고 본인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데, 사업하는 대표들은 을의 입장에서 돈도 구하러 다녀야하고 제품을 여기 저기 세일즈하러 다녀야 한다”며 “교수로서 정체성을 버리고 다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가 되면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며 “교수가 아닌 사업가로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게 변화 등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업 아이템은 '진단'보다 '치료'...글로벌 의료기기와 네트워크 중요
 
문 상무는 사업 아이템이 진단 보다는 치료쪽일 경우에, 그리고 의사 대표가 글로벌 의료기기사와 네트워크가 있을 경우엔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문 상무는 “만약 진단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라면 국내 의료급여 시스템에선 새로 수가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치료쪽 아이템이라면 신의료기술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면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창업하는 의사가 글로벌 의료기기 네트워크가 있으면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정도가 아니면 창업을 한다고 하면 무조건 말린다”고 했다.
 
창업은 하지만 대표는 맡지 않는 경우엔 지분 욕심을 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다른 사람을 대표로 앉힐 경우에도 소위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상무는 “적정 지분이 얼마인지 답은 없지만 아예 10% 미만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기술개발을 한 사람 입장에선 기술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도 허가, 판매, 글로벌 진출 등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어 “그런 과정을 거치며 필요한 인재를 데려오고 투자를 받으면서 대표 지분이 줄어들 수 있어서, 본인이 대표를 할 게 아니라면 지분 욕심을 너무 내지 않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 대표로 세웠다 '대형 사고' 나기도...직원으로 취업 시엔 기회비용 고려해야
 
문 상무는 또 “그럼 본인 대신 주변 사람을 대표로 앉히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도 나중에 대형사고가 정말 많이 일어난다”며 “그 사람이 대표로 적절한지를 배우자 검증하는 것 보다 더 철저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문만 하는 경우에는 스톡옵션을 0.5% 이상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자문을 하는 교수들 중에 지분을 받겠다는 이들도 있고, 절대 안받겠다라는 이들도 있는데 정답은 없다”며 “그래도 스타트업들에겐 최소한 교수들에게 연구비라도 주는게 맞고, 지분을 원하면 적절한 수준으로 주는게 맞다고 말한다. 다만 스타트업들이 스톡옵션 0.5% 이상을 주는 건 투자자 입장에서 반대”라고 밝혔다.
 
끝으로 의사가 직원으로 취업할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고, 연봉 등 기회 비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상무는 “병원에 있을 때는 모든 사람이 의사에 맞춰주지만, 회사에 가면 여러 직군과 소통하며 일해야 하는 한 명의 직원일 뿐”이라며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연봉은 전문의를 마치고 스타트업을 간다면 냉정하게 1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가는게 마음이 편할 것”이라며 “스톡옵션의 경우는 상장돼야 돈을 벌수 있는데, 최근에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중에 상장해서 돈 버는 회사가 많지 않다. 대신 1~2년 배우고 다른 회사로 가거나 직접 창업을 하기 위해 경험을 쌓으려는 거라면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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