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로슈(Roche)의 티쎈트릭이 PD-(L)1 면역항암제로는 처음으로 초기 비소세포폐암(NSCLC) 보조요법의 문을 연 이후 MSD(Merck & Co)의 키트루다, 오노약품·BMS(Bristol Myers Squibb)의 옵디보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임핀지도 3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D가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을 승인받은 데 이어 이달 초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 대한 적응증 추가 신청을 완료했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도 임핀지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 3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를 보건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다.
수술 후 보조요법, 티쎈트릭 가장 앞섰으나 PD-L1 발현율 제한
면역항암제 중 가장 먼저 초기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을 승인 받은 것은 로슈의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다. 2021년 10월 FDA로부터 PD-L1 발현 비율이 종양세포의 1% 이상인 II~IIIA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 후(adjuvant) 보조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았다.
수술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상당수에서 질병이 재발하는데, 수술 직후인 초기 단계에 치료하면 재발율을 낮출 수 있다. 이전까지 면역항암제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 주로 사용돼 왔으나, 이 승인으로 면역항암제를 초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승인의 근거가 된 Impower-010에서 백금 기반 보조 화학요법 후 티쎈트릭 치료는 무질병 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 DFS)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고, 최선의 지지요법(BSC) 치료군은 35.3개월로 위험비(HR)가 0.66이었다.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지정된 2차 하위그룹 분석에서 DFS의 HR은 0.43이었고, PD-L1 발현율이 1~49%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탐색적 하위그룹 분석에서 DFS HR은 0.87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티쎈트릭은 2022년 11월 국내에서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II~IIIA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해 절제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 후에 수술 후 보조요법을 승인 받았다.
키트루다, PD-L1발현율 무관 승인…옵디보·임핀지 2024년 3상 데이터 판독 예상
티쎈트릭의 다음 주자는 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다. 키트루다는 올해 1월 FDA로부터 IB, II 또는 III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절제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 후 보조요법으로 승인 받았다. 이를 통해 처음으로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초기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보조요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승인의 기반이 된 3상 KEYNOTE-091(PEARLS) 임상시험에서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키트루다군의 DFS 중앙값은 약 5년(58.7개월), 위약군 약 3년(34.9개월)로 키트루다가 위약 대비 약 2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HR=0.73).
오노와 BMS는 II~IIIB기 환자를 대상으로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3상 Checkmate-77T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3~2024년 데이터 판독이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3상인 Mermaid-1 연구도 II~III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2023년 8월 종료 계획이다.
수술 전 보조요법, 면역항암제로는 옵디보가 최초로 적응증 획득
비소세포폐암의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으로는 옵디보가 가장 빠르게 허가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티쎈트릭은 데이터 판독이 연기되며 가장 뒤처지고 있다.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화학요법과 수술 치료에도 질병 재발률이 높아 수술 치료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암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술 전 투여할 수 있는 추가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면역항암제의 수술 전 보조요법 승인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옵디보는 2022년 3월 Checkmate-816 임상시험을 근거로 FDA로부터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절제 가능한(종양 크기 4cm 이상 또는 양성 림프절)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백금 화학요법과 옵디보 병용요법을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승인 받았다.
Checkmate-816 연구에서 옵디보군의 무사건 생존기간(EFS) 중앙값은 31.6개월로 화학요법 단군의 20.8개월보다 높았다. 또한 옵디보군의 24%가 병리학적 완전반응률(pCR)을 달성하며, 화학요법 단독군의 2.2% 대비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전체 생존기간(OS)에 대한 사전 지정된 중간 분석 결과, HR은 0.57로 통계적 유의성의 경계를 넘지 않았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에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투여로 수술 전 보조요법 적응증을 추가 승인 받았다.
키트루다·임핀지·티쎈트릭, 수술 전후 보조요법 임상 중
그 뒤를 키트루다가 바짝 추격하고 있으나,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 대한 적응증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옵디보와 차이가 있다. 이달 초 발표에 따르면 Keynote-671 데이터를 바탕으로 FDA에 수술전후 치료요법에 대한 적응증 추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처방약사용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목표종료일은 올해 10월 16일이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는 수술 전 치료(neoadjuvant)와 수술 후 지속적 치료(adjuvant)가 포함된다.
최근 MSD 발표에 따르면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가 실시한 사정 지정된 중간 분석에서 수술 전 보조요법 키트루다와 화학요법 및 절제술 후 보조요법 키트루다 단독치료는 1차 평가 변수 중 하나인 EFS를 위약 대비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주요 2차 평가 변수인 pCR과 주요 병리학적 반응(mPR)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입증됐다. 나아가 다른 이중 1차 평가변수인 OS를 계속 평가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FDA에 II, IIIA, 또는 IIIB기(T3-4N2)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를 백금 함유 화학요법과 병용해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치료한 뒤 보조요법으로 단일제로 계속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추가 허가신청서(sBLA)를 제출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최근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 대한 3상 임상 AEGEAN의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수술 전후 임핀지 기반 요법이 IIA~IIIB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질병 재발이나 진행 없이 생존 기간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AEGEAN 중간 분석에 따르면 임핀지를 수술 전 보조 화학요법과 병용하고 수술 후 보조 단독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수술 전 보조 화학요법 단독과 비교해 EFS가 통계적, 임상적으로 의미있게 개선됐다. 최종 pCR 및 mRPR 분석 데이터는 이전에 보고된 것과 일치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DFS와 OS를 포함한 주요 2차 평가변수를 계속 평가할 예정이다. FDA에 적응증 추가 신청을 접수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로슈도 키트루다, 임핀지와 유사하게 티쎈트릭의 수술전후 보조요법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 Impower-030을 진행하고 있다. II, IIIA, 또는 IIIB기 환자를 대상으로 티쎈트릭을 수술 전 보조 화학요법과 병용하고 수술 후 보조 단독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평가한다. 2021년 처음 데이터 발표가 예상됐으나 계속 미뤄졌고, 연구 최종 종료일은 2024년 11월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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