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일 대구 지역부터 의료진으로 구성된 시·도별 환자관리반(중증도분류팀)이 코로나19 확진자 중증도 분류 및 병상 배정 지침을 시행하고, 확진자를 ‘경증·중등도·중증·최중증'의 4단계로 분류하기로 했다.
지침에 따르면, 중등도 이상의 환자는 음압격리병실 또는 감염병전담병원 등에서 입원 치료를 시행한다. 입원치료의 필요성은 낮으나 전파 차단 및 모니터링을 목적으로 격리가 필요한 환자는 국가운영시설 또는 숙박시설을 활용한 지역별 ‘생활치료센터’를 설치·운영해 생활과 의료지원이 이뤄진다.
생활치료센터 내에는 전담의료진을 배치해 시설 내 확진자의 건강상태에 대한 수시 모니터링을 수행하며, 의료진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병원으로 신속하게 입원 조치된다. 생활치료센터는 시도별로 시설을 선정해 인근 의료기관 등과 의료지원체계를 구축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의료기관 입원 중에도 증상이 호전되면 우선 퇴원하고, 치료 담당 의사와 환자관리반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 또는 자가요양 조치를 취한다.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증상의 경중과 관계 없이 모든 환자를 입원 치료하도록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연구와 국내 환자의 역학적 특성 등을 고려한 코로나19의 특성에 비춰볼 때, 확진환자의 81%는 경증, 14% 중증, 치명률이 높은 위중 환자는 약 5% 정도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병상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입원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병상이 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감염학회는 2월 22일 경증환자를 관리가 가능한 시설에 격리해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사망자 감소를 위해서 입원치료는 중증 및 위중 환자 중심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한병원협회는 28일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의료진 보호 하에 공공시설에서 관리하는 방안 검토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도 같은날 무증상 또는 경증의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는 관리가 가능한 시설에 격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임상위원회는 3월 1일 일반적 코로나19 의심 유증상자는 경증환자가 80% 내외로 추정됨에 따라 이들을 위한 시설 격리나 경증환자 전용 격리병동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박능후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브리핑에서 “내일(2일)부터 경북대병원이 대구에 있는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226실을 의료 관리를 한다. 범정부합동지원단이 구성돼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한다”라며 “전국 각지의 국공립 및 민간시설을 활용해 생활치료센터를 신속하게 확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빅5병원) 국내 최정상급의 병원들이 의료관리를 맡아주기로 협력하고 있다. 다른 상급병원들도 참여하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1차장은 “병상도 확충해 대구보훈병원, 국립마산병원, 국군대전병원, 상주적십자병원 등에서 이미 환자를 받고 있고, 영주 적십자병원, 국군대구병원 등도 준비 중”이라며 “각 지자체도 신속하게 환자의 중증도 분류를 위한 환자관리반을 구성하고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중등도 이상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을 확충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진단검사 결과 2회 음성 등 전염력이 없어지는 기준으로 격리해제하는 현재의 원칙은 유지하되, 의료기관에 입원격리 치료 중에 임상증상이 호전된 경우는 퇴원하도록 하겠다. 대신 생활치료센터에서 전염력이 없어질 때까지 경과 관찰로 격리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퇴원 및 격리해제 기준도 변경하여 운영하겠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격리가 해제됐지만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지자체 단위의 신속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개별사례조사는 일차적으로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의료기관이나 집단시설들의 유행 발생과 같은 경우에는 현재와 같이 방역대책본부 즉각대응팀이 신속히 지원해 추가적인 확산 차단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