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위원장 "7년만에 입장 바꾼 나팔수" vs 김윤 교수 "배분시스템 지적한 같은 주장"
"7년 전 의대 증원 반대 주장이 지금 의사들의 주장과 같아"..."해석 능력에 문제가 있거나 다른 의도로 해석한 탓"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과 서울의대 김윤 교수가 22일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김윤 교수가 의대정원 관련 입장을 번복했는지가 논란의 쟁점이다.
사건은 주수호 위원장이 김윤 교수를 먼저 공개 저격하면서 시작됐다.
주수호 위원장은 이날 의협회관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김 교수가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서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했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연간 4500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급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교수는 2017년 5월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로 의료취약지를 거론한다. 정부가 의사를 고용해 의료취약지에 배치하거나, 의료기관을 건립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소해야 하지만 의사 총량을 늘려 해결하려 한다면 대도시 공급과잉을 초래해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고 발언했다. [관련기사="의사 부족 논쟁 지루하고 소모적"]
즉 현재 의사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달리 7년 전 김 교수는 의사 증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다.
이에 대해 주수호 위원장은 "김윤 교수의 2017년 당시 인터뷰를 보면 지금 우리 의사들과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의대 증원을 반대하던 인물이 지금은 찬성에 앞장서는 나팔수가 됐다"고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이런 사태를 보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하는 추계와 연구자들의 연구가 얼마나 탁상공론인지를 잘 보여준다"며 "눈 앞에 보이는 객관적인 증거는 무시하고 1~2명도 아닌 한번에 2000명을 늘리겠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김윤 교수는 해당 주장을 강하게 맞받아치며 이전 주장도 현재 주장과 맥락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
김 교수는 브리핑 직후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와 지금은 같은 맥락에서 같은 주장을 한 것일 뿐이다. 이를 다르게 받아들였다면 다른 의도를 갖고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윤 교수는 "의사만 늘려서는 안 되고 의사를 늘리면서 동시에 부족한 곳에 의사들이 가게 만드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보건사회연구원 연구는 의사를 늘리자고만 했는데, 배분 시스템을 고치자는 것까지 함께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시스템을 고치는 것은 한꺼번에 이뤄져야 하고 (의사가 늘어나서 취약지 의사도 늘어날 것이라는)낙수효과에 기대면 안 된다라는 취지로 받아들이면 된다"며 "공공의대 발언도 공공의대만 세운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공의대가 어떤 역할을 하고 지역 의료체계를 어떻게 개선할지 정부와 지자체가 명확한 계획을 먼저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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