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민주당이 최근 당직을 개편한 가운데 의료계와 ‘악연’이 있는 의원들이 주요 보직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법∙의사면허취소법 등 불리한 현안들이 산적한 의료계에선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27일 비명계(비이재명계)를 중용하는 당직 개편을 단행했다. 최근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기존 친명계 일색인 당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진데 따른 조치였다.
특히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대변인 등의 보직이 대거 물갈이 된 가운데 전·현직 보건복지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름을 올리며 의료계의 이목을 끌었다.
당의 이념과 기본 정책의 연구·입안 등을 담당하는 핵심 기구인 정책위원회 위원장에는 복지위 위원장을 지낸 3선 김민석 의원이 임명됐다.
김 의원은 현재 13개 보건의료단체와 간호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간호법’을 대표 발의했다. 그는 간호법에 반대하며 자신을 겨냥해 시위를 벌였던 일부 의료계 인사들에게 민·형사상 조치 등을 언급하며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복지위를 통과한 ‘의사면허취소법’을 법제사법위원회가 조속 처리해야 한다며 법사위에 공식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책위부의장에 임명된 김성주 의원 역시 의료계로선 익숙한 인물이다. 김 의원은 전반기 국회에서 복지위 민주당 간사를 맡았었으며, 지금은 정무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상태다.
그는 의료계가 거세게 반대하며 지난 2020년 총파업까지 일으켰던 공공의대 신설을 최일선에서 주장해왔다. 지역구가 전북 전주병인 김 의원은 과거 폐교한 서남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해 남원에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정무위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남원 국립의전원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정무위 전체회의에선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으로부터 “국립의전원 설립은 윤석열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라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올 2월에는 복지부 조규홍 장관을 만나 국립의전원 설립을 촉구했다.
수석대변인 자리에 오른 권칠승 의원도 의료계로선 껄끄러운 인물이다. 현재 법사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인 권 의원은 21대 국회 초반까지만 해도 복지위에서 활동했다.
권 의원은 지난 2020년 ‘의사면허취소법’을 대표발의해 의료계의 반발을 샀다. 권 의원이 발의한 관련 의료법 2건은 특정강력범죄로 형이 확정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의료인이 될 수 없도록 하며, 의료인인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했다. 또, 의사면허 취소 후 재교부도 면허정지사유에 해당하면 2년간 금지하며,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하면 아예 금지하도록 했다
그는 앞서 20대 국회에서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의료계는 민주당의 이번 당직 개편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이 본회의에 직회부 되고, 의대정원 증원 논의가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반기기 어려운 변화라는 것이다.
국회 사정에 정통한 의료계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할 일은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는 일인데, 이번에 민주당 전면에 나선 의원들은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법안들을 발의한 이들”이라며 “앞으로도 의료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 등을 본회의에 직회부 한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향후 법적 문제로 자리에서 내려오면 지금 주요 당직에 있는 의원들도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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