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13 14:24최종 업데이트 23.09.13 14:24

제보

제주-서울 의료격차 4배 수준…지역필수의료 개선 위해 제주 상급종합병원 지정될까

필수과 인구 만명당 활동 전문의 수 서울 0.95명, 제주는 0.32명…일차의료기관 역량강화 등 대책도 강조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국회토론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제주도 내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열악한 제주 의료인프라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제주대 의과대학 박형근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12일 오후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제주도 의료인프라 전국 최하위 수준…병상·의료장비도 부족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의 의료인프라는 여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2022년 제주도의 인구 1000명당 의사는 1.79명으로 3.47명을 기록한 서울에 비해 약 2배 격차를 보였다. 

2013년과 비교해 2022년에 제주도는 인구 대비 0.21명의 의사가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서울은 인구 대비 0.8명의 의사가 증가해 4배의 격차가 발생해 그 차이는 계속 증가 중이다. 

간호사 역시 제주도는 2022년 인구 1000명당 4.64명으로 2013년과 비교해 1.28명 늘어나 17개 시도 중 증가한 간호사 수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주요 필수과목 지역별 인구 만명당 활동 전문의 수 역시 서울이 0.95명을 기록했지만 제주는 0.32명에 그쳤다. 

병상과 의료장비 수도 문제다. 제주도 내 인구 1000만명당 병상 수는 7.5병상으로 전국 평균 14병상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서귀포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MRI, CT 등 특수의료장비는 전국평균의 각각 6분의 1,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제주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가장 빠른 대책…"인구 수 적용 기준 개선해야"
 
제주대 의과대학 박형근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박형근 교수는 제주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문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지목한다. 박 교수가 주목한 지표는 제주도 인구 수와 의료이용률이다. 

박형근 교수에 따르면 제주도에 등록한 주민과 외국인은 2000년 54만명에서 2022년 69만명까지 증가했다. 연간 체류 관광객 수도 2019년 5426만명에서 2022년 6347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인구와 체류 외국인이 늘면서 입원 의료이용률도 지속적으로 늘고있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제주도민 관외 입원 의료이용률은 2017년 18.6%에서 2021년 19.7%로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제주도민들의 상급종합병원 이용률은 전국 최하위다. 제주도민의 상급종합병원 이용률은 10.7%로, 전국 평균 39.5%, 대구 60.8%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박 교수는 "제주도는 섬지역인 지리적 특성 상 도외 의료이용의 제한이 많아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제주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통해 도내 중증응급질환, 암, 희귀난치성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 인프라 향상과 지역 완결적 치료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제언됐다. 

섬 지역 특성을 반영해 인구 수 적용 기준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게 개선책의 골자다.

박형근 교수는 "신설 진료권역 내 상급종합병원 최초 지정 시, 1~3단계 전 과정에서 기관의 병상 수가 소요병상 수를 초과하더라도 상급종합병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예외 조항 신설 등 제도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주도 내 상종 부재와 섬지역 특성상 도외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돼 상종 이용률이 낮게 산출된다"며 "해당 지역 거주인구수가 아닌 제주도 입도 관광객 수를 포함해 체류 인구 수 기준으로 인구 기준을 새로 적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 역량강화·비대면진료 등 근본적 대책도 중요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 홍윤철 예방의학과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 역량강화와 ▲공유검진센터 ▲플랫폼기반 보건-복지 통합 서비스 제공 ▲비대면진료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제주도 지역사회 주민들의 특성에 맞는 건강검진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의 역랑을 증진시키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지역사회 내 의료네트워크 구성 지원도 강화해 플랫폼 기반 보건-복지 연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용 효율성 강화를 위해 작은 규모 네트워크를 연합해 규모가 커질 수록 경제적 이점과 비용 효율성이 증가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응급실의 비응급환자 과밀화 관리 이송체계, 야간외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환자 배정 시스템도 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앞으로 늘어나는 노인 환자 수를 대비하려면 비대면진료가 아니면 감당하기 힘들다. 현재 기술은 넘쳐나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외 기존 수직적 의료전달체계에서 분산적 보건의료협력체계로 바뀌어야 지역 완결형 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보건복지부 임혜성 필수의료총괄과장은 "현재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가 진행 중이다. 특정 병원에 대해 지정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를 떠나 지역의 의료 네트워크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