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대 교수회 "재심의는 교수평의회 아닌 교수총회 열어야...절차적 하자 분명한 학칙 개정"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서남의대 폐교 이후 한 차례 의대 정원이 증가해 곤욕을 치렀던 전북의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을 반영한 학칙 개정을 놓고 내홍을 앓고 있다.
의대 교수들과 의대생들의 반대 속에 교수평의회가 한 차례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지만, 대학 총장의 재심의 요구로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해 가결시켰으나 그 절차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전북의대 교수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대학평의원회에서 의대 정원을 기존 142명에서 200명으로 증원하는 학칙 개정안을 가결했으나 그 절차상 하자가 있다.
전북대학교의 학칙 개정은 1차 교수평의회 통과, 2차 학무회의 통과를 거쳐 마지막 대학평의회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교수평의회는 24일 임시 교수평의회를 열어 정족수를 가까스로 채워 학칙 개정안을 가결했고, 이는 곧바로 학무회의로 넘어갔다.
그 배경에는 대학 총장의 교수평의회 재심의 요청이 있었다. 교수평의회는 총장의 재심의 요구에 이틀 후인 24일 촉박하게 교수평의회 재심의 일자를 잡았다.
전북의대 교수회 회장인 정연준 교수는 "당시 대학의 요청으로 교수평의회의 재심의 일정을 너무 급박하게 잡으려 했다. 그러다 보니 참석할 수 없는 교수들이 많아서 많은 교수평의원님들이 참석할 수 없는데 무리해서 교수평의회를 진행하는 것에 항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수평의회는 의대 교수들이 거의 참석하지 못한 24일 임시 교수평의회를 열어 아슬아슬하게 과반수 찬성으로 학칙 개정안을 가결했고, 이는 곧바로 학무회의로 넘어갔다.
정 교수는 "그렇게 무리하게 진행한 교수평의회 재심의 과정이 교수회 규정에서 벗어났다. 규정을 살펴보니 총장이 교수평의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경우, 교수평의회를 다시 여는 게 아니라 교수회 총회를 통해 교수회 의견을 정한다는 규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수회 규정상 총장이 교수평의회에 재심의를 요구할 경우 평의회 의장은 15일 이내 교수평의회가 아닌 '전체 교수회의에 부의하고' 재적회원의 과반수 투표와 과반수 찬성으로 교수회의 의견을 정한다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교수회는 교수총회가 아닌 교수평의회를 열어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해 그냥 가결시킨 것이다.
정 교수는 "주말에야 교수평의회의 학칙 가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 이의를 신청했다. 규정에 따라 교수평의회의 재심의는 의미가 없다"며 "사실상 대학평의회 의장도 이 사실을 인지했으나 27일 마지막 대학평의회를 열어 이를 가결시켰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절차상 하자가 있기에 교수평의회의 학칙 개정안 가결은 무효다. 따라서 현재 교수평의회의 공식적인 의견은 학칙 개정안 부결이다"라며 "제대로 된 학칙 개정을 위해서는 교수회 총회를 열어 교수회의 의견을 정해야 한다"고 의과대학을 대표해서 끝까지 항의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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