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수술을 해야 하고 입원실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전공의들이 외과 기피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
외과계 의사회는 13일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안)’에 대한 항의 성명서를 통해 권고안 발표를 연기할 것을 촉구했다. 권고안은 보건복지부와 의료이용자 단체, 가입자 단체 등이 공동으로 만들고 있으며 이를 지난달 25일 대한의사협회 보험위원회가 발표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는 이달 중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외과계 의사회는 “일차의료기관 기능과 질 향상을 위해 수평적 의료전달 체계를 확립하고 적정 수가를 인정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권고안은 의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불이익을 주는 규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과계 의사회는 대한외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대한흉부외과의사회,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비뇨기과의사회, 대한안과의사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등 주로 외과 수술을 많이 하는 9개 단체 연합이다.
외과계 의사회는 권고안에 나온 1차 의료기관의 수술과 입원실 폐지를 반대했다. 외과계는 “의원에서도 수술과 입원실이 필요하다”라며 “단기간 입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술은 2, 3차 의료기관에서 하게 되면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고 했다.
예컨대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경요도적 방광소작술은 평균 입원일수가 7.4일이고 홀렙수술은 평균 입원일수가 8.6일이다. 하지만 이 수술은 1차 의료기관에서 2일 이내에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과계는 의원에서 수술을 줄이면 전공의 모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외과계는 “1차 의료기관의 수술 행위를 제한하면 외과계 의사들은 수술이 가능한 2차 또는 3차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외과계는 “그만큼 외과계 의사들의 진료영역이 위축되면 외과계를 선택하는 전공의가 줄어든다”라며 “이 현상이 지속되면 중증외상센터 등을 운영할 외과계 인력 충원에 어려움이 더 커진다”고 했다.
외과계는 “단기 입원이나 수술이 2차, 3차 의료기관에 늘어나면 수술 과부하로 인한 진료의 질과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진다”라며 “이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피해가 간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외과계는 “신(新)의료기술 인정 사례를 보면 수술 및 처치 행위보다 검사 행위에 대한 인정 사례가 더 많다”라며 “상대적으로 영세한 1차 의료기관에는 신의료기술 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외과계는 현행 의료행위 코드에 대해서는 “외과계의 행위 분류가 지나치게 단순하다”라며 “행위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수술 규모, 범위, 난이도 등에 대한 재분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과계는 “외과 질환을 진료할 때는 수술 등 환자 1인당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라며 “내과 질환과 동일한 진료비가 책정된 현 수가체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외과전문의에 대한 정책가산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외과전문의에 대한 '진찰료 체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외과계는 “(내과계에)당뇨와 고혈압에 대한 만성질환 관리료가 산정되고 있는 것처럼 외과계에서 관리하는 만성 질환인 폐경기 관리, 골다공증, 관절염 등도 만성질환 관리료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3~6개월 이상 장기간 약물 처방을 하는 환자는 위급성이 없는 환자”라며 “이 환자들은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 후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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