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정부의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2일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오늘(3일) 해당 조치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발표한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발표는 긴급하면서도 유용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해당 조치는 이미 실행됐어야 하며 이미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퍼진 상태에서 무의미한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3일 용산 의협임시회관 7층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 회장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내세운 근거는 후베이성이 이미 봉쇄돼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여타 지역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후베이성 경유 외국인만 입국 금지하는 처사는 전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최 회장의 논거다.
최대집 회장은 "후베이성 내 우한시는 이미 완전히 봉쇄돼 있고 공항도 폐쇄된 지 오래"라며 "이 때문에 후베이성을 경유해 들어오는 인원이 매우 제한적인데 이들만 막겠다는 조치는 사실상 전혀 실효성이 없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조치는 이미 훨씬 전에 했어야 한다. 지금은 국가적 비난사태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지금 바로 중국내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감염원을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의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감염병 역학과 예방관리전문가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방역예방관리 메뉴얼과 지침 등의 개정 작업을 민관합동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협은 질병관리본부가 소통 부재와 비밀주의, 뒤늦은 정보공개, 폐쇄적 행정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의협에 따르면 질본 방역책임자는 '몇 미터 등 접촉기준을 세우면 현장이 기계적으로 적용할 우려가 있다'며 세부적인 접촉 기준 제시를 반대하고 확진자의 구체적 이동 동선을 밝히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한편 최 회장은 중국 국경 폐쇄를 주장하며 파업을 예정 중인 홍콩 의료노조에 대해서는 바라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홍콩 의료노조인 병원직원연맹은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과 맞닿은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3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의료계는 전문가 단체다. 대규모 감염병 사태 시 최전선에서 환자를 조기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며 "홍콩의 경우는 의사들보다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이 더 많이 포함돼 있는 의료노조로 알고 있다. 또한 홍콩은 중국과 특수한 관계에 있다. 우리와는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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