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16 19:19최종 업데이트 26.08.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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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중증응급의료 전문의들도 현장 이탈 고려 중…"지속가능한 근무구조 보장해야"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중증응급의료 전문의 내적 동기 탐구 보고서 발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 남아 있는 중증응급의료 전문의들 역시 이탈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14일 '구조적 역경 속에서의 자발적 잔류: 중증응급의료 전문의들의 내적 동기 탐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책임자는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김강문 교수다. 

이번 연구는 구조적 역경 속에서도 중증응급의료 현장에 남아 진료를 지속하는 임상 교수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내적 동기의 형성·유지에서 현장 잔류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실질적 이론을 제시하기 위해 수행됐다. 

연구결과, 중증응급의료 전문의들의 경험을 관통하는 중심 현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하기’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구조적 어려움에도 환자의 회복에서 얻는 보람, 임상적 유능감과 성취감, 전공에 대한 만족, 동료와의 관계 등을 바탕으로 진료를 지속하고 있었다.

반면 중증응급의료 현장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과로,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의 부재, 낮은 수가, 과도한 사법리스크, 지방 응급의료체계 붕괴 등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적 역경이 누적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고위험 환자 진료에 대한 과도한 사법 리스크’ 범주는 전체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핵심 구조적 장벽이었다. 특히 ‘정체성 기반’ 잔류 유형에서 끝까지 책임지려는 직업적 이상이 강할수록, 법적 분쟁에 개별 노출될 때 도덕적 상처(moral injury)가 더 깊이 누적되는 역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참여자들의 잔류는 단순한 사명감이나 희생정신만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의사로서의 직업 정체성, 이상적인 의사상, 중증 응급의료의 사회적 가치, 환자·동료와의 관계 등이 구조적 역경을 완충하는 내적 자원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현장 잔류는 무조건적인 헌신이 아니라 개인적·조직적·제도적 조건이 유지되는 동안 성립하는 ‘조건부 잔류’로 나타났으며, 참여자들은 현장에 남아있으면서도 이탈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중증응급의료 전문의의 내적 동기는 총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 

첫째, 의사로서의 정체성과 소명 의식에 기반한 ‘정체성 기반 동기’, 둘째, 임상적 숙련과 성장에 의미를 두는 ‘전문성-성장 기반 동기’, 셋째, 환자·동료·후학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관계·공동체 기반 동기’, 넷째, 역할의 한계와 일·생활의 경계를 설정하는 ‘경계 설정 기반 동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중증응급의료 전문의 인력 정책이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기 보다 지속 가능한 근무 환경과 제도적 보호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며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네 가지 내적 동기 유형은 개인의 동기 특성과 경력 단계에 적합한 맞춤형 동기 지원 전략 및 교육 과정 개발, 의료 인력 통합 전략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성-성장 기반’ 잔류 유형의 참여자들은 교육 프로그램 개발, 프로토콜 구축, 현장 시스템 개선 등의 활동에서 성취감을 얻었으나, 이것이 공식 업무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좌절을 반복적으로 드러냈다"며 "이를 근거로, 중증응급의료 분야 교수가 수행하는 비가시적 교육・멘토링・시스템 개선 기여를 공식 업무로 인정하고 평가 및 보상 체계에 반영하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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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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